LG전자가 최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를 인수한다. TV 판매를 넘어 맞춤형 콘텐츠 제공으로 고객 트렌드를 주도하는 등 TV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린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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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데이터 분석 업체 알폰소에 8000만달러(870억4000만원)를 투자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2012년 설립된 알폰소는 TV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에 특화한 스타트업이다.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솔루션을 보유했다. 북미에서 1500만가구의 TV 시청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LG전자와 샤프, 도시바 등 TV 제조업체는 물론 여러 TV 솔루션 기술 업체와 지속 협력 중이다.

LG전자는 알폰소 인수로 기존 주력 사업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접목한다. 서비스와 콘텐츠, 소프트웨어 분야로 TV 사업을 확대한다. TV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면서 서비스 및 콘텐츠 경쟁력을 차별화해 중국 업체 등을 필두로 심화하는 경쟁 환경 속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자발광(自發光) 올레드 TV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전자의 연간 TV 출하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3000만대다. 프리미엄 제품인 LG 올레드 TV는 전체 올레드(OLED) TV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TV를 인터넷에 연결해 여러 콘텐츠를 즐기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에 출하된 TV 가운데 스마트 TV의 비중은 83%가 넘었다. LG전자 TV 가운데서도 스마트 TV의 비중은 90% 이상이다.

LG전자는 이같은 사업 환경 속에서 알폰소의 광고·콘텐츠 분석 역량을 활용해 LG TV를 구매하고 시청하는 고객에게 LG 채널(무료 방송 서비스) 등으로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고객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고객 트렌드 주도에도 도움이 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수익 창출뿐 아니라 TV를 넘어선 전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게 LG전자 판단이다. 알폰소도 LG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 중심이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LG전자는 알폰소가 지닌 고유의 스타트업 문화에서 비롯되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자 기존의 경영진과 직원의 고용은 승계한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면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