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처럼 급성장하는 회사가 또 나올까?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각) ‘차세대 테슬라’의 후보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을 집중 조명했다.

2009년에 설립된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올해 여름 출시를 목표로 일리노이주 미쓰비시 공장에서 제조한다. 리비안은 아마존을 위한 전기 배달 트럭도 개발하고 있다.

리비안을 주목하는 이유는 굵직한 투자자들이다. 아마존은 전기 배달 트럭을 발주한 단순한 고객이 아닌, 리비안에 거액을 투자한 투자사다. 다른 후원사들로는 블랙록, 피델리티, T. 로우 프라이스, 포드 등이 있다. 포드는 리비안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 리비안 홈페이지 갈무리
./ 리비안 홈페이지 갈무리
리비안은 최근 T. 로우 프라이스가 주도하는 투자 그룹으로부터 26억5000만달러(약 2조9000억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투자자로는 피델리티와 아마존의 기후 공약 펀드가 있다. 이번 투자라운드는 270억달러(약 29조7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리비안이 테슬라와는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을 주목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스포티한 세단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각이 지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됐던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승용차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트럭과 SUV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리비안은 아웃도어 중심의 어드벤처 차량에 주력함으로써 테슬라와 정면 승부를 피하는 모습이다. 고객층도 다르다. 6만7500달러(약 7400만원)부터 시작하는 리비안의 트럭과 SUV는 랜드로버(Land Rover)처럼 좀 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전통적인 디자인과 설계를 취하고 있다.

RJ 스카린지(Scaringe) 리비안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인식이 있지만 잘못된 것이다"라며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 다른 취향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성공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전혀 배타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급성장을 추구하는 테슬라와 달리, 리비안은 착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해 밝힌 계획에 따르면, 2021년 2만여 대의 픽업트럭과 SUV를, 2022년에는 4만여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10년 내로 일리노이주 노멀에 있는 공장에서 연간 2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리비안의 대변인은 구체적인 주문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출고될 차량에 대해 이미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공개나 상장 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성장하는 것에서도 신중하다. 스카린지 CEO는 "우리는 공개되기 전에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고, 우리의 성과가 스스로 대변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비안은 올 하반기부터 아마존 택배차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이미 시제품을 시험운행하고 있으며, 배출가스 감축 전략을 위해 2022년 말까지 1만대를 주문한 상태다. 플리머스에 있는 리비안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은 6종의 픽업 모델을 개발중이다.

뉴욕타임스는 "리비안은 테슬라가 그랬던 것처럼 전기 자동차로 수익을 얻길 바란다. 대다수 자동차 경영자들은 세계가 전기차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라며 리비안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