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성시대, GM·르노는 울상

입력 2021.02.22 18:03

코로나19 영향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간다. 특히 내수 전체 성장률보다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GM과 르노 등 국내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업체들은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르노 조에(위쪽)와 쉐보레 콜로라도 / 각사
22일 각사 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국산 5개사와 수입사 간 내수 판매순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021년 1월 월간 판매 기준 메르세데스-벤츠(5918대)와 BMW(5717대)가 한국GM(5162대) 및 르노삼성(3534대)를 제치고 내수 판매 순위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판매 ‘빅5’ 중 수입 브랜드가 2곳이나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국산차’로 분류되지만 최근 한국산 브랜드의 이미지를 빼는 중이어서 이번 판매순위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국GM은 최근 북미산 제품군 수입 비중을 늘리면서 국산차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뿐만 아니라 수입차 대표단체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도 신규등록대수 등이 집계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삼성' 상표권 등록 연장이 불투명한 가운데 수 년전부터 르노 본사의 브랜드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아직 수입자동차협회 소속은 아니지만 한국GM과 마찬가지로 수입 제품군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에 생산거점이 있는 업체가 수입에만 의존하는 기업보다 제품수급이나 가격정책 등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가 일반 브랜드보다 판매순위가 높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특수성, 쉐보레 및 르노삼성 등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신차 출시 일정 등의 문제로 두 회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두 브랜드 모두 본사에서 국내 생산부문 노사문제 등을 문제로 거론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르노그룹 제조 및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이달 초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성 제고를 직접 주문했다. 부산공장 경쟁력이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떨어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1월28일 '제8회 산업발전포럼'에서 "다른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중요한 노동 관행들과 규제의 확실성 면에서 뒤처져 있다"며 "한국에서 겪게 되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쟁의행위는 신규 투자를 어렵게 한다. 특히 노조 간부들의 짧은 임기는 노사관계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법인 문제가 아닌 ‘외부충격'이 더 큰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르노그룹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80억유로(10조8000억원) 손실을 보고, 체질 개선 경영전략 ‘르놀루션(Renaulution)’을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장에서 1만5000명 이상 인원을 줄이고, 신차 출시 일정도 조정했다. 글로벌 GM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GM 역시 국내 생산 차질에 직면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글로벌 본사와 교섭력을 키울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절박함이 감지된다"라며 "국내 완성차 시장 규모가 북미나 중국처럼 크지 않고, 신흥 시장이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지난해나 올해처럼 힘든 시기에)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챙겨야할 지역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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