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 성능 낮은 그래픽카드도 이미 동났다

입력 2021.03.09 06:00

일부 업체 이미 싹쓸이

그래픽카드 제조사 엔비디아는 가상화폐 붐으로 그래픽카드의 씨가 마르자 채굴에 특화한 암호화폐 마이닝 프로세서 ‘CMP(Cryptocurrency Mining Processor)’ 출시를 예고했다. 또 해시레이트(암호화폐 채굴 효율)를 50% 제한한 신작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60’를 지난 2월 25일 출시하기도 했다.

제조사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그래픽카드 대란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신작 RTX 3060은 출시되자마자 일부 업체들이 싹쓸이해 중고시장에서 웃돈을 주고 되팔고 있으며, 구할 수 있는 물량도 성능보다 턱없이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2020년 출시된 전작 그래픽카드를 찾아 나서거나, PC 조립을 포기하고 게임 콘솔로 넘어가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다.

지포스 RTX 3060 엘리트 D6 12GB 제품 품절 안내 / 제이씨현시스템
8일 네이버 최저가 기준 지포스 RTX 3060 제품의 가격대는 75만원에서 100만원 사이다.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미개봉 새제품을 판매하는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마저도 글이 게시되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들은 2020년 출시된 제품을 저렴하게 중고로 구입하면서 대란이 진정되기를 기다리거나, PC가 아닌 게임 콘솔을 구입하는 쪽으로 대안을 찾아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RTX 3060 품절을 안내하는 게시글의 상품의견을 통해 "중고장터에 전작인 2070슈퍼 제품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있고, 매물도 많아 이전 세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다", "이 가격에 구매하느니 버티는 게 답이다", "물량을 많이 푼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바로 품절행진, 게임 콘솔을 사겠다", "절대 이 가격에 살 제품은 아니다" 등 의견을 냈다.

한편, 신작이 나와도 제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배경에는 불공정한 판매 관행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2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상화폐 마이닝 (채굴) 관련 법안 제정과 용산의 불공정 판매 관행에 대한 시정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용산의 일부 악덕 업자를 중심으로 그래픽카드를 높은 가격에 싹쓸이해 소비자에 되파는 관행이 있어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막아달라는 청원 글의 참여 인원은 400여명이다.

청원인은 "용산업자들 스스로가 채굴을 돌리면서, 거기에 사용한 그래픽카드를 재포장해 마치 신품인 것처럼 판매하거나 조립 컴퓨터 본체에 넣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사기 행위나 마찬가지인 일부 업자의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을 현실적인 제도와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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