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자신에게 유리한 혜택을 담은 알뜰폰 요금제를 찾아 유심을 교체하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의 번호이동 건수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아이폰 이용자가 홈버튼을 클릭하는 모습 / 아이클릭아트
한 아이폰 이용자가 홈버튼을 클릭하는 모습 / 아이클릭아트
30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의 알뜰폰 유심 변경이 잦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의 알뜰폰 요금제를 찾아 유심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체를 갈아타는 번호이동 건수도 증가 추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2월 기준 알뜰폰 업계 내 번호이동 수는 5만6257건이다. 전월(5만2167건) 대비 7.8% 늘었다. 전년 동기(4만4128건)와 비교하면 127.5% 증가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가 활성화하면서 유심을 교체해 요금제를 변경하는 주기도 빨라졌다"며 "10GB 데이터를 지원하는 A 알뜰폰 업체의 3만원 요금제를 사용하다가 B 알뜰폰 업체에서 같은 조건에 2만9000원 요금제를 제시한다면 그쪽으로 이동하는 식이다"고 말했다.

자급제란 이통사 대리점 대신 단말 제조사나 유통사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후 개통하는 방식이다. 이통사를 통해 구매할 때 생기는 특정 요금제 의무 가입이나 약정 등의 조건이 없다 보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 모델 선호 현상이 늘고 있다.

유심을 구매해 사용하는 알뜰폰 요금제 역시 무약정이다 보니 자급제 활성화와 함께 수요가 늘고 있다. 자급제 스마트폰 모델을 산 뒤 알뜰폰 유심을 끼워 이용하는 식이다. 여기에 다수 알뜰폰 업체가 경쟁적으로 유심 요금제를 다수 선보이면서 늘어난 선택지만큼 유심을 교체하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젊은 세대가 여러 장소에서 유심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유심 변경 사례가 늘어난 배경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유심 요금제는 주로 무약정인 데다 허들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보니 편의성이 크다"며 "최근 대리점 외에 다이소나 편의점 같이 다양한 곳에서 쉽게 유심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교체 주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가족 결합할인 혜택의 매력도가 떨어진 점 역시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다. 기존에 젊은 세대는 부모와 함께 한 이통사 고객으로 있으면서 요금 할인과 인터넷 및 IPTV 지원 등을 받았다. 최근엔 1인 가구가 증가한 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청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혜택 체감도가 낮아졌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요금제와 IPTV를 결합하기보다는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OTT 요금을 따로 결제하는 것이 더 싸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부모가 비싼 요금제를 쓴다면 할인 혜택이 늘겠지만 본인만 비싼 요금제를 사용한다면 할인 효과가 낮은 점 역시 혜택 체감도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