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업에서 위기를 맞은 삼성전자와 철수를 결정한 LG전자가 각각 소비자 맞춤형 생활가전 시장에서 판로를 넓히며 돌파구를 찾는다. 국내에서 이미 성공가도를 달리는 양사는 해외에서도 ‘비스포크 홈’과 ‘오브제컬렉션’이 가정 곳곳에 스며들 것이라고 자신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비스포크 홈 2021' 행사 모습 / 삼성전자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비스포크 홈 2021' 행사 모습 / 삼성전자
1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768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점유율 1위(21.7%)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기준으로 보면 애플 아이폰의 매출 비중이 42%로 압도적이다. 삼성전자는 17.5%로 2위에 올랐는데 갤럭시S21 조기 출시에 따른 효과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애플과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 글로벌 거점 중 한 곳인 인도의 경우, 코로나19가 대확산 추세인 만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3억대 출하 계획을 가로막는 최대 악재다. 2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예상되면서 비스포크 홈을 중심으로 한 생활가전의 선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아픈 손가락’ 스마트폰 사업을 7월 31일자로 철수한다. MC사업본부는 24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5조21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전장 부문과 함께 매출 성장에 기여해야 하는 생활가전의 어깨가 무겁다.

삼성전자는 3월 국내에 선보인 비스포크 홈의 해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11일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통해 비스포크 가전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1분기에 선보인 비스포크 냉장고의 인기를 발판으로 하반기 오븐레인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추가해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선보인다.

유럽에는 2020년 10월 비스포크 냉장고를 처음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 상반기에는 14종의 냉장고 패널을 선보인다.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 에어드레서, 제트와 제트 봇 AI 등도 비스포크 라인업으로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올해는 삼성 비스포크 가전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확대되는 원년이다"라며 "비스포크 가전이 주방에서 거실까지 확대된 만큼 생활가전에서 비스포크 매출 비중을 8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신규 컬러 클레이브라운과 레드 우드를 적용한 LG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와 스타일러 / LG전자
신규 컬러 클레이브라운과 레드 우드를 적용한 LG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와 스타일러 / LG전자
LG전자도 오브제컬렉션을 앞세워 공간 인테리어 가전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LG전자는 5월 중 스팀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LG 프리미엄 신가전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국에서 오브제컬렉션 출시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오브제컬렉션 출시를 확대한다.

2020년 10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오브제컬렉션은 2021년 2월 LG 생활가전 구매객 2명 중 1명이 선택할 정도로 단기에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 기간 구매자의 40%는 생활가전 3종 이상의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했다. LG전자는 이처럼 가전을 ‘인테리어’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한다.

오브제컬렉션은 생활하는 집안 전체 공간의 인테리어 톤과 조화를 이루는 색상이 특징이다.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게 색상을 고를 수 있고, 총 15가지 색상이 제공된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오브제컬렉션의 인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2분기 해외 진출 본격화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부사장)은 "오브제컬렉션은 LG 생활가전의 뛰어난 성능은 물론,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된 디자인까지 갖췄다"며 "오브제컬렉션의 가치를 더 많은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