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최종 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로 최초 등록한 P2P업체들이 모두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기존 사업자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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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뜨거워진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과 P2P업체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본허가를 획득하고 출범 첫해인 올해 신용대출의 34%를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는 현재 각각 21%안팎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2023년까지 4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역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30%로 설정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된다.

여기에 P2P 업체들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에 뛰어든다. 금융위는 최근 렌딧과 에잇퍼센트, 피플펀드컴퍼니 세 곳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1호 업체들로 승인했다. 이들 기업도 금융 당국 권고에 따라 중금리 신용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P2P 업계 관계자는 "온투금융 특성상 중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대출을 위한 투자금 모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높은 중금리 대출 대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기관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력 부족한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이자까지 대납 강수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선제 진출해 고신용자 대출 상품을 운영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약속한 대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토스뱅크와 P2P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진땀을 흘린다.


예컨대 카카오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지난해까지 10.2%였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비율을 대출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198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4380억원)과 비교하면 12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자구책으로 신용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이 대출을 받으면, 첫 달 치 이자를 대신 내주는 정책까지 펼치며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금리 대출 관련 TF를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의 전략이다.

업계관계자 "기존 사업자가 금융당국에 약속한 중금리 대출 비율과 현재 비율의 차이가 꽤 크다"라며 "금융당국이 계획 이행을 지속해서 체크하겠다고도 언급했기 때문에 약속한 중금리 대출 비율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해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