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제트·크래프톤 합작 회사로 투자금 대거 유입될 듯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메타버스 사업 진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텐센트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특히 투자금의 상당 부분은 네이버제트와 크래프톤이 합작해 설립하는 신규 법인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제페토 화면 갈무리
제페토 화면 갈무리
9일 IT조선 취재 결과에 따르면 텐센트는 네이버제트에 투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텐센트가 네이버제트에 2000억~3000억원쯤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제트는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투자금의 상당부분은 네이버제트와 크래프톤이 설립하는 합작법인에 유입될 전망이다. 양사는 이날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해 ‘이용자 창작 기반 NFT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텐센트의 투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메타버스 사업으로 진출 경쟁을 가속화하는 만큼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네이버제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류츠핑 텐센트 총재는 실적 발표회에서 메타버스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과창반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텐센트는 메타버스 관련 상표를 99건 신청한 상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3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은 텐센트 입장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금액일 수 있다"면서도 "텐센트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공격적으로 단행하는 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제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는 든든한 우군을 또 얻을 수 있다. 앞서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로부터 총 22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는 제페토는 현재 가입자 중 중국과 일본 이용자 비중이 높은 만큼 텐센트와 소프트뱅크의 연이은 투자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의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더욱 단단히 쌓을 수 있게 됐다. 제페토는 최근 홍콩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미국에 설립한 네이버제트 USA에 이은 두번째 해외법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또한 중국 시장 진출을 고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투자와 관련해서는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