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㊷카페의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에 즈음하여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02.11 06:00

    작년 환경부는 올해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받는 경우 음료 가격에 일정한 금액의 보증금을 더한 금액으로 결제하였다가 컵을 반환하면 미리 결제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지난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환경부와 일부 유명 패스트푸드점·커피전문점 간의 ‘자발적 협약’ 형태로 시행되다가 저조한 컵 회수율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여 폐지되었던 제도이다. 과거 시행되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법적 근거도 없이 소비자들로부터 컵 보증금을 받는다는 비판이 많이 있었다. 이에 2022년 1월 24일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및 그 하위법령의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환경부가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까지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다시 실시하는 이유는 지난 2008년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폐지 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일회용 컵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나 회수·재활용이 거의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컵을 주로 쓰는 커피전문점‧제과점‧패스트푸드점의 수는 2008년 3500여 곳에서 2018년 3만 549곳으로 급증하였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감소하기는커녕 3만 8,000여 곳으로 증가하였다. 일회용 컵 사용량도 2007년 약 4억 2000개에서 2018년 25억개로 증가했고 코로나 19 이후에는 28 억개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컵 회수율은 2009년 38%에서 2018년 5%로 크게 낮아져 쓰레기로 방치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일회용 컵에 붙이는 자원순환보증금은 300원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금년 6월 10일부터는 전국 주요 커피 판매점, 패스트푸트점 등에서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받을 때에는 음료가격에 일회용 컵 1개당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더해 지급해야만 한다. 음료를 다 마신 후 컵을 반환하면 300원을 돌려 받게 된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의 적용을 받은 사업자는 커피 · 음료 · 제과제빵 · 패스트푸드 업종의 가맹본부 또는 가맹점사업자로서 매장 수가 전전년도 말 기준으로 100개 이상의 사업자, 휴게음식점영업, 일반음식점영업, 제과점영업을 하는 사업자로서 운영하는 매장 수가 전전년도 말 기준으로 100개 이상인 사업자, 그 외 매장수가 100개 미만인 사업자라도 일회용 컵 사용량, 매출규모, 매장 수 등을 고려하여 환경부장관이 자원순환보증금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사업자로 결정되었다. 이디야 · 스타벅스 등 커피 판매점, 던킨도너츠 · 파리바게뜨 · 뚜레쥬르 등 제과제빵점, 롯데리아 · 맘스터치 ·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 배스킨라빈스 · 설빙 등 아이스크림 · 빙수 판매점, 공차 · 스무디킹 등 기타 음료 판매점 등 대략 전국적으로 3만 8,000여개 매장이 그 적용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금제의 적용을 받는 일회용 컵은 차가운 음료를 담는 플라스틱컵과 뜨거운 음료를 담는 종이컵 등이다. 사용 후 수거하고 세척하여 다시 사용하는 다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머그컵은 그 대상이 아니다. 보증금은 모든 보증금제 적용대상 매장에서 반환 받을 수 있다. 길거리에 방치된 일회용 컵도 주워서 매장에 돌려주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보증금은 원하는 바에 따라 현금 또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계좌이체는 보증금 시스템과 금융기관 간의 전산처리로 사전 설치한 모바일 앱의 본인계좌로 입금되도록 한다고 한다.

    일회용 컵에는 바코드를 부착하여 매장에 설치된 바코드를 읽을 수 있는 포스(POS, Point Of Sales)와 같은 기기로 컵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바로 보증금이 반환되게 하는 편리한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반환된 컵이 다시 반환되어 이중 결제되지 않도록 컵 표면에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위·변조 방지 스티커도 부착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의 보관 및 운반의 편의를 위해 컵 사이즈, 재질 등을 표준화 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의 계획에 따르면 컵사이즈는 플라스틱 컵의 경우 밑면 지름 48mm 이상, 윗면 지름 90mm 이상, 높이 102mm 이상의 크기로 지정하고 종이컵의 경우 밑면 지름 52mm 이상, 윗면 지름 80mm 이상, 높이 95mm 이상의 크기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컵의 재질은 재생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무색투명한 페트(PET-A)로 정하고 표면 인쇄는 금지된다. 종이컵은 재활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안쪽 코딩을 허용하고 표면 인쇄를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매장에 회수된 컵은 권역별로 3~5개 수거업체와 1~2개 전문 재활용업체를 지정하여 재활용할 예정이며 각 매장은 지정된 업체 중에서 자율적으로 선정하여 회수된 컵을 인계하면 된다.

    일회용품의 사용과 쓰레기를 줄이고 플라스틱 등 생활페기물의 재활용비율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매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일회용 컵을 편리하게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는 등 추가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음료를 판매하는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반환받고 일일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경우에 따라 전담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매장이 일회용 컵 보증금 반환을 위한 바코드를 읽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운영하는데도 애로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다른 매장에서 구입한 컵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경우 당해 매장에서 받은 보증금을 초과하는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매장에서 1회용 컵 100개애 해당하는 보증금 30,000원을 받아 보관하고 있는데, 반환되는 컵 개수가 150개라면 자신이 수령하지도 아니한 보증금 15,000원을 반환해줘야 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방안으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관리하는 기관을 두고 각 지역마다 컵 수거용 기기를 설치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지하철역에 있는 1회용 지하철 탑승카드를 회수하고 보증금을 반환하는 기기와 동일한 방식이다.

    일단 각 매장에서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판매할 때는 보증금 300원을 더하여 판매하고 보증금으로 받은 금액은 실시간 또는 매일 보증금 관리기관에 자동으로 통보되게 하고 입금처리하게 하여 매장은 보증금을 보관하지 않게 한다. 소비자는 일회용 컵을 반환할 때 음료를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지하철에서 1회용 탑승카드를 반환하는 것처럼 일회용 컵 회수용 기기에 바코드를 인식시키고 컵을 짚어 넣으면 보증금이 자동적으로 반환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때, 컵 본체와 뚜껑, 컵홀더(컵을 쉽고 안전하게 쥘 수 있도록 컵에 씌우는 종이나 실리콘, 천 소재의 띠)를 분리하여 넣도록 유도하면 된다. 이렇게 반환된 컵은 전문 업체가 수거하여 재활용 전문업체에 인계하여 재활용하도록 하면 훨씬 편리하게 일회용 컵을 회수하고 보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보증금은 회수용 기기에서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금이나 계좌이체 중에서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하면 보증금이 이중 반환될 우려도 없고 매장은 일회용 컵 회수와 보증금 반환 업무에 별도 인력을 배치하는 등과 같은 수고를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각 매장의 보증금 보관과 관련된 문제도 없다. 즉 미반환된 보증금을 매장이 관리하면서 매장의 수익으로 처리하는 등과 같은 부당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없다.

    대부분의 음료 판매자들은 자신만의 고유 특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음료를 담는 용기(컵 등)를 디자인하고 용기의 크기도 달리 정하고 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하여 컵의 크기와 재질을 표준화하고 표면 인쇄까지 금지하게 되면 각 매장으로서는 타매 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고유의 정체성 유지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일회용 컵의 크기를 하나로 획일화시키기보다는 대, 중, 소로 구분한다든지 하여 판매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또한 일회용 컵에 조폐공사에서 만든 위·변조 방조 스티커까지 부착하면 아무래도 일회용 컵의 단가가 높아질 수 있어 매장으로서는 컵 구입 단가가 올라가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컵 크기와 재질의 표준화와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한편,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나중에 컵을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는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초기 음료 구입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일회용 컵 사용을 기피하고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의 실시 후 일회용 컵 보다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아진다면, 매장의 음료 주문 시스템과 제공 방법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스타벅스와 같은 전문점은 고객의 이름을 불러 완성된 음료를 전달하듯이 만일 고객이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지참하여 주문을 할 때에는, 특히 동 시간대에 여러 명의 고객이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모두 가져온다면, 주문한 고객의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기억하여 해당 주문 음료를 뒤바뀌지 않게 하여야 한다. 이전에는 주문한 음료를 일회용 컵에 만들어 제공만 하면 되었으나 앞으로는 주문자의 주문 내용과 주문자가 가지고 온 다회용 플라스틱 컵이 어떤 것인지까지도 모두 기억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가 있다. 쉬워 보이지만 많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매장의 직원 입장에서는 실제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해서 주문을 받을 때 주문서와 고객이 가져온 다회용 플라스틱 컵에 고객의 이름을 적어두어 컵이 바뀌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매장 스스로 로고 등을 부착하여 그 매장의 특성을 나타내는 다회용 플라스틱 컵을 준비한다면, 고객에게 제공하였다가 이를 회수하여 세척한 후 다시 사용하는 방식도 들 수 있다. 매장 입장에서는 고객이 가져온 텀블러 같은 다회용 컵이 어떤 것인지 기억할 필요 없이 주문받은 음료만을 만들어 제공하면 되고, 고객은 일회용 컵의 보증금을 냈다가 돌려받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 많이 활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19 이후 위생상의 이유로 다회용 컵 사용보다 일회용 컵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매장 내에서 취식하면서도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해달라는 고객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등 생활폐기물의 재활용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용한 컵을 얼마나 쉽게 반환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매장 밖에서도 컵을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안 등 다양한 실용적인 방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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