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와 불확실한 경영상황에서 이달에만 4번째 생산 현장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LCD 패널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생산현장을 찾았다. 이달들어서만 4번째 생산라인 방문으로 최근 불확실한 경기 상황속에서 현장을 직접 챙김으로써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삼성디스플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삼성디스플레이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업계 불황을 염두해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신기술 개발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자고 주문했다. 최근 LCD 패널 단가 하락속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의 투자 확대를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업계의 공격적인 투자로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LCD 패널 감산 검토에 들어갔으며 단행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LCD 주도권은 중국에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며 "기술력에서도 차이가 없어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현장 방문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주 수익원인 LCD 패널 부진을 만회할 카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측도 이 부회장의 방문이 ‘단순 시찰'보다는 ‘지속적 투자 및 지원 약속'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는 현장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향후 주수익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날 이 부회장과 경영진은 현장 회의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디스플레이 로드맵 등 미래 신기술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동훈 대표이사 사장,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 남효학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 곽진오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6일에는 삼성전자 충남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9일 경기도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안팎으로 여러 악재를 겪고 있다. 일본의 통상 규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도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란 우려다. 29일에는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악재와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서도 현장만은 끝까지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