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쿠, 쇼핑 이어 이번엔 콘텐츠 전쟁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네카쿠(네이버, 카카오, 쿠팡 줄임말)’가 콘텐츠 영역에서 맞붙는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적극 투자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한 쿠팡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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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쿠팡이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집중한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에 OTT 서비스인 티빙을 추가하는 한편 자체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가 중심이다. 플레이리스트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네이버TV, 브이라이브 외에도 다양한 채널로 유통된다. 글로벌 구독자 수 1400만명을 확보했다.

플레이리스트는 지적재산권(IP) 투자와 창작자 개발에 주력한다. 최근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실탄도 확보했다. 오리지널 IP 개발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원작 IP도 적극 활용한다. 지난달에는 윤현기 스튜디오드래곤 책임프로듀서(CP)를 드라마 제작 총괄로 영입했다.

플레이리스트 측은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플레이리스트 강점인 숏폼과 미드폼 부문은 물론 TV와 OTT 플랫폼을 아우르는 롱폼 콘텐츠 제작도 지속 확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 본격화를 위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탄생시켰다.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웹소설 등 IP와 카카오M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합쳐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카카오M)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카카오TV를 통해 처음 출시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최근 4억건을 돌파했다. 평균 주간 조회수도 약 3300만건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콘텐츠의 장르와 영역을 확장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는 드라마·예능·뮤직쇼 총 26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M컴퍼니 측은 "2023년까지 3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총 240여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만 총 55개 타이틀을 공개할 계획이다"고 했다.

쿠팡도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는다. 쿠팡은 최근 뉴욕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투자 강화를 선언했다. 이커머스 외에도 광고, 여행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선보인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도 그 중 하나다.

쿠팡플레이는 아직 경쟁 서비스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로켓와우 멤버십과 연계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달부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생중계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등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는 "자체 제작 콘텐츠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콘텐츠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각 사가 보유한 플랫폼의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IP와 자본 등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제작 유통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용자 확보, 광고 수익 창출 등 여러가지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특히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은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콘텐츠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