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점유율 中 3분의 1 수준인 미국에 한·중·일 배터리 집결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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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28 06:00
한·중·일 배터리 기업이 북미 시장에 총집결한다. 중국과 유럽에 비해 전동화 시점이 늦은 미국 전기차 시장이 먹거리가 풍부해서다. 배터리를 현지에서 제조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북미 시장 집결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2025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발효하면 북미 3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부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75%로 끌어올려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2021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96.8GWh다. 이 중 50.3%에 해당하는 149.2GWh는 중국 시장에서 사용된다. 미국 배터리 사용량은 2020년 20.1GWh에서 2021년 40.2%로 99.6%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2019년(16%), 2020년(13.7%)에 이어 2021년에도 13.5%로 꾸준히 하락세다.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COO(왼쪽)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이 23일(현지시각)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서 개최한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친환경차 보급 가속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은 2030년부터 신차의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는 대규모 보조금 지급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50년간 50억달러(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가 2025년까지 연평균 5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7일 배터리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가장 의욕적으로 미국 진출에 나선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투자를 조율해온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공식 확정한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만의 미국 내 배터리 단독공장도 추가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합작 공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설립된다. 총투자 금액은 4조8000억원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의 생산 능력은 45GWh(기가와트시·2026년 기준)이다. 생산 물량은 향후 크라이슬러, 지프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들이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에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투자 발표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 이상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2025년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443GWh) 절반에 가깝다. 1회 충전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 SK온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21.5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완성차업체 포드와 세운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5조1000억원씩 투자해 총 129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4위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만들고 미국 내 첫 번째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 생산 공장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삼성SDI는 생산 규모를 40GWh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미국 내 자체 공장을 짓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최윤호 사장은 17일 주주총회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과 함께 미국 내 거점(자체공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추가로 생산량(캐파)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배터리를 견제하기 위한 중국, 일본 기업의 대응도 매섭다. 중국 내 전기차 육성정책에 힘입어 배터리 세계 1위에 오른 중국 CATL은 멕시코, 캐나다 등에 50억달러를 들여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테슬라와 협업을 지속한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미국 텍사스주 신공장 건설에 맞춰 인근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은 유럽에서 영향력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가장 큰 규모인 중국 시장은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위주의 육성책으로 진입이 쉽지 않다"며 "반면 자국 중심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는 미국은 한국 배터리 기업의 핵심 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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