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직원 채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직원 수가 SK하이닉스보다 많았던 반면, 직원 평균 보수는 SK하이닉스가 판정승을 거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 조선일보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 조선일보 DB
최근 주요 기업이 발표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은 4219명, 하이닉스는 460명 늘었다. 6월 기준 삼성전자 DS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남성 4만9149명, 여성 1만8972명 등 총 6만811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438명 늘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직원(11만7904명)의 58%로 절반이 넘는다. 반도체가 핵심 사업인만큼 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관련 인력을 보강 중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 20조 2519억원 중 80%에 달하는 17조 5598억원이 반도체 시설 신·증설, 보완 등에 투입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 등 신규라인 투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 인력 채용도 늘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채용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5월 24일 윤석열 정부 출범과 발맞춰 내놓은 투자 계획에서 향후 5년간 8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 1만 6000명을 채용하겠다는 뜻이다. 계획대로 고용한다면 하반기에도 수천명 규모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 SK하이닉스도 직원수를 크게 늘렸다. 전년 동기 대비 1470명 증가했다.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전체 직원 수는 남성 1만 9994명, 여성 1만 601명으로 총 3만 595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도 이천에 M16 공장이 새로 문을 열면서 인력을 충원한 영향이다"고 말했다. 주로 10나노급 D램 제품을 생산하는 M16 공장은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시설에 투자를 늘린만큼 직원 채용도 계속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매년 1000명쯤을 채용해왔고,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뽑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판 모습 / 픽사베이
반도체 기판 모습 / 픽사베이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섰다. SK하이닉스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8100만원으로 삼성전자(5100만원)보다 3000만원 많았다.

6월 기준 SK하이닉스의 남성 직원은 평균 8900만원을 수령했고, 여성은 67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30만원, 1938만원 늘었다. 전체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 동기 1인당 평균 급여액 5858만원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해당 급여에는 올해 2월 지급된 성과급이 포함됐다"며 "지난해 경영 실적이 우수해 2020년보다 성과급 지급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 동기 대비 6%(300만원) 올랐다. 올 상반기 삼성의 남성 직원은 평균 5500만원, 여성 직원은 4000만원을 받았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