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 은행들의 스마트금융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의 각종 금융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경쟁력 강화와 이용자 확보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잔액 조회나 소액 이체와 같은 단순 업무를 지원했던 데 반해, 최근 등장하는 서비스는 각종 금융상품 가입부터 대출 상품 이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한 스마트금융 시장 현황과 이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 시중은행의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IT조선 김남규]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각 시중은행들은 은행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준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금융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른 성장세에 원인이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스마트폰뱅킹 가입자 수는 4297만7000명으로 집계돼, 1년 전과 비교 시 1166만명이 늘어났다. 2009년 12월 첫 서비스 개시 이후 증가폭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뱅킹의 비중은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건수 가운데 43%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은 잔액 조회·소액 이체 위주로 이용되고 있어 인터넷뱅킹 전체 이용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 거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은행별 스마트폰뱅킹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는 2012년 10월 말 5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는 89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연말까지 10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까지 6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이후 반년 만에 140만명의 이용자를 추가로 가입시키면서 현재 792만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이는 1위 KB국민은행과는 약 100만명 가량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우리은행 측은 올해 말까지 선두 KB국민은행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우리은행의 뒤는 신한은행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스마트뱅킹 서비스 이용고객은 올해 4월 말을 기준으로 500만명을 돌파했고, IBK역시 스마트금융 서비스 통합 브랜드 'IBK ONE'을 내세워 500만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약 200만명의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그쳐 선두 은행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이처럼 각 시중은행들의 스마트금융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편리한 고객 지원을 위한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KB국민은행 홍보 모델이 KB스타뱅킹 서비스를 소개하는 모습(사진=KB국민은행)

 

우선, KB국민은행은 '고객에 대한 은행가치 극대화'라는 경영목표를 내세워 단기적으로 비대면 채널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 및 프로세스를 구현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금융 시장을 선점하고, 더 나아가 채널융합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 향상과 영업력 극대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에서다.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스마트금융 서비스 'KB스타뱅킹'이다. 이 서비스는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금융 칩(Chip)기반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뱅크온(Bank On)' 개발진이 참여해 만들어낸 것으로, 경험있는 개발진의 노하우가 적용돼 사용 편의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입자 1000만명 돌파가 임박한 이 서비스는(KB스타뱅킹3.0 기준) 안드로이드 2.3.2 이상, 아이폰(IOS) 5.1 이상의 운영체제에서 구현된다. 주요 서비스로는 예금조회/이체, 거래내역조회부터 펀드계좌 관리, 대출상품 관리, 각종 외환서비스, 해외 송금 등을 지원한다.

 

또한 부가서비스로는 지로납부/조회기능부터 자기앞수표조회,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지점방문상담 신청, 직장인 특화점포 소개, 상담예약, 위치안내, 영문서비스, 이용폰 지정 서비스, 보안수준조회, 피싱방지 개인화 이미지 등을 갖췄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은 기업인터넷뱅킹을 가입한 고객의 금융거래를 위한 기업고객 전용 앱 'KB기업뱅킹'과 은행에서 제공하는 수익형 매물검색, 시세정보 및 분양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종합부동산전문 앱 'KB부동산', 우수 고객에게 각종 경제정보를 제공하는 'Gold&Wise', 초등학생을 위한 'KB말하는적금·KB동화는내친구'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원터치 알립' 스마트 앱이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013년 외국인 이용자를 위한 'Woori Global Baking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현시점까지 각종 스마트금융 전용 앱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원터치알림' 앱은 출시 10개월 만에 이용고객 200만명을 돌파한 주력상품이다. 은행 측은 오는 12월 추가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고객의 양적 확대 전략을 지양하고, 실질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내실 있는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비스 강화를 위해 최근 고객마케팅센터를 통합했고, 은행 내의 비대면 채널 조직을 스마트금융사업단으로 집중시키는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를 스마트 비즈니스를 구체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각 영업점과 인터넷/스마트뱅킹, 고객마케팅센터 간 유기적인 협업인프라를 구축해 상품판매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상반기 중에 유저인터페이스를 개선해 모바일 앱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스마트전용 상품몰 앱을 구축해 금융상품 판매 창구를 일원화하고, 고객마케팅센터의 스마트화에 이어 고객친화형의 스마트뱅킹 앱과 세대별 맞춤서비스형 앱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클라라우드 소싱'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 오픈에 임박한 상태다. 특히 전자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선보인 보안서비스인 '원터치 안심이체' 서비스의 홍보를 강화하고 나섰으며, 고객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부정이체방지 솔루션도 근시일내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원터치 안심이체'는 사전에 지정한 계좌로만 송금이 가능해 스마트뱅킹의 최대 취약점인 보이스피싱과 파밍 등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 고객의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지정계좌 이외에는 절대로 송금이 안 되기 때문에 신·변종 금융사기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서비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IBK 기업은행의 스마트금융 서비스인 'IBK ONE' 알립앱이 지난 6월을 기점으로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스마트금융 서비스 통합 브랜드 'IBK ONE'을 시장에 선보인지 1년 만에 500만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통합 브랜드 'IBK ONE'을 선보인 뒤 모든 스마트뱅킹 서비스와 앱에 똑같은 브랜드와 일관된 콘셉트의 이미지를 적용했다. 비슷비슷한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IBK만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IBK ONE 뱅킹' 가입자 수는 약 35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저시력자를 위한 'IBK ONE간편뱅킹'과 외국인을 위한 'IBK ONE뱅킹 글로벌' 등 다양한 서비스 가입자 수를 모두 합하면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서비스로는 입출금이나 카드 승인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IBK ONE알림', 모바일 송금이 가능한 'IBK ONE머니', 스마트폰 전용 입·출식 통장인 'IBK ONE앱통장', 모임 전용 앱 'IBK ONE모임', 금융상품몰 앱 'IBK ONE금융센터' 등이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마케팅 현장에서 금융상품에 바로 가입할 수 있는 'IBK ONE현장가입'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등 스마트금융을 활용한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한은행 홍보 모델이 주력 스마트금융 서비스인 '신한 S뱅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역시 주력 서비스인 '신한S뱅크'를 중심으로 최근 이색적인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대거 보강하면서 타 은행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이달 초, 이동통신 3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유심(USIM)기반의 스마트인증 서비스 선보였다. 약 9개월간의 개발기간을 거친 이 기술은 스마트폰에 장착된 유심 칩에 공인인증서를 저장해 사용하는 게 핵심으로, 모바일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유심 기반 인증방식은 뛰어난 보안성 외에도 사용 편의성이 우수해 스마트금융 거래의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NFC USIM칩이 장착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에는 은행권 최초로 IPTV의 VOD와 홈쇼핑 결제에 사용되는 'TV머니' 서비스를 출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TV머니 서비스는 고객이 TV를 시청하며 채널을 통해 바로 결제 할 수 있는 선불식 TV전용결제서비스로, IPTV에서 제공되는 각종 콘텐츠와 홈쇼핑 상품을 구매할 때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TV머니는 올레tv 셋톱박스를 설치하고 본인명의의 휴대폰만 있으면 바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또한 셋톱박스에 현금카드를 꽂아 충전하거나 TV머니 전용계좌에 직접이체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TV머니 출시와 함께 올레tv에서 은행의 현금IC카드를 이용해 계좌조회와 이체 및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TV뱅크' 서비스(채널 785번)도 선보일 예정으로, IPTV를 통한 금융거래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 홍보 모델이 IPTV 기반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한 '신한 TV머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지난달 중순에는 스마트폰뱅킹 앱으로 직원의 명함을 수신할 수 있는 스마트명함 서비스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은행 측은 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금융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고, 여기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현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 직원호출시스템'과 '명함이미지 SMS발송'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신한은행 스마트폰뱅킹 앱인 신한S뱅크로 직원이 보낸 명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명함을 조회한 후 전화걸기나 연락처 저장이 가능하고, 상담시간을 예약할 수도 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