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가 10년만에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일본 파운드리 물량 확보 일환으로 본다.

TSMC는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TSMC는 행사에서 7㎚ 미세공정 반도체를 개량한 7㎚+ 제품을 2분기부터 양산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7㎚ 제품보다 밀도가 18% 높은 6㎚ 미세공정 반도체를 2020년 1분기 시험 생산 예정이다. 이미 TSMC는 2021년 5㎚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 TSMC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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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5G, 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이 5㎚ 미세공정 반도체 보급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과 HPC(초고성능 컴퓨팅)도 미세공정 반도체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서 TSMC가 일본 스마트폰·통신사·AI·자율주행차 업계 파운드리 물량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반도체 시장은 전형적으로 지역시장에 특화된 갈라파고스 상태다. 첨단, 고성능 반도체 제조사가 없다. 과거 히타치, NEC 등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 제조사는 2000년 이후 사업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매각했다.

일본 정부와 반도체 제조사는 반도체 명가 지위를 되찾기 위해 엘피다, 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 연합을 구성했지만, 실패했다. 반도체 미세공정 관련해서도 일본은 한국, 중국과 대만보다 한참 뒤쳐졌다는 평가다.

5G 통신과 스마트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이들 제품을 만드는데 고성능·미세공정 반도체는 필수다. 반도체 생산 역량이 낮은 일본 업계가 TSMC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계의 힘을 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주력인 MCU(초소형 콘트롤러 유닛), 전장 부품 생산 일부를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장 TSMC 비즈니스부문 사장은 "우리는 이미지 센서와 저전력 IoT 센서, MCU 등 다양한 파운드리 기술을 갖췄다"며 "기술과 제조 리더십,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파트너의 이익과 충돌하지 않는 파운드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