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노조 측과 기 싸움을 하던 LG유플러스 사측이 한걸음 물러섰다. 순차적으로 일부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3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3월 1일 홈서비스 부문 자회사 'LG유플러스 홈서비스'를 설립하고 비정규직이던 홈서비스 센터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2019년 희망연대노조와 잠정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함이다. 현재 자회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 논의 중이다.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로고./ 각 사 제공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로고./ 각 사 제공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20년 자회사 설립과 동시에 8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021년 500명을 추가로 전환한다"며 "나머지 13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논의는 추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가장 늦게 홈서비스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2019년 유무선망 설치 기사들을 정규직 전환한 데 이어 고객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KT는 일찌감치 자회사를 통해 설치기사와 고객센터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17년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설립해 자사 협력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희망연대노조 측은 LG유플러스가 최근 인수한 LG헬로비전(구 CJ헬로)의 협력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LG유플러스가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 전환을 순차적으로 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간의 투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며 "LG유플러스가 인수한 LG헬로비전도 최근 협력업체 노동자가 무리한 작업 중 사망한 바 있는데, 여기에도 직접고용 문제가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거나 예상하는 이통 3사와 케이블TV 3사는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정책을 변경했다"며 "하지만 LG헬로비전은 여전히 고객센터 외주업체와 직접고용 공방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은 슬프고 죄송스러운 일이며, 회사 차원에서 도의적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직접고용과 사망사건은 별개의 문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