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회사별 100만회선 수용 전용망 구축
망 연동만 1년 넘게 테스트

화재 등으로 특정 통신사의 통신 서비스가 끊기더라도 다른 통신사를 통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마치 해외에서 현지 통신망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재난 발생 시 A 사 단말기가 B사 단말기로 연동되는 모습 / SK텔레콤
재난 발생 시 A 사 단말기가 B사 단말기로 연동되는 모습 / SK텔레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SK텔레콤 분당 사옥에서 ‘이동통신 재난 로밍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이동통신 재난 로밍’ 은 화재 등으로 통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용자가 다른 통신사 망으로 음성·문자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긴급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화재로 A사의 기지국이나 교환기가 피해를 입은 경우, B사 통신사 망을 통해 바로 통화할 수 있는 식이다.

이를 위해 이통3사는 각 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 통신 재난 발생 시, 재난 통신사의 사업자식별번호(PLMN)를 비재난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송출해 해당 단말기에 로밍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통신 재난 발생 시 재난 경보가 발령되며, 재난이 발생한 특정 통신사의 5G/LTE 고객은 별도의 조치없이 다른 통신사의 LTE망을 통해 음성통화, 문자 등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말기나 유심 교체 없이 바로 가능하다.

다만, 3G 고객인 경우는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통신사의 대리점에서 재난 기간 동안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SKT 경우 T플랜 세이브, 월 3만3000원)에 가입하고 유심(USIM)을 개통해야 한다.

해당 고객은 착신전환 서비스를 적용해 기존 번호로 착신되는 전화를 수신할 수 있다. 재난이 종료된 후 재난 발생 통신사에 재난기간 동안 사용한 요금을 신청하면 사후 보상이 가능하다.

KT·LGU+ 끊기면 SKT로 연결

이날 시연은 KT와 LG유플러스 기지국에 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SK텔레콤 기지국에 KT와 LG유플러스의 단말을 연결해 음성통화나 문자전송 등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함을 보여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SK텔레콤
SK텔레콤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 센터장은 "통신은 사실 공기와 같은 존재다"며 "사람이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통신도 반드시 필요하고 사회적 재난 상황에선 최후의 보루로서 언제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로밍을 시연한 장석영 차관은 "그동안 이통3사가 경쟁을 많이 했지만, 재난 로밍 시험을 통해 같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같다"며 "재난이 발생하면 안되겠지만, 발생하더라도 국민들 통신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