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명무실 ‘국내 대리인 제도'에 호통

류은주 기자
입력 2020.10.23 14:11
국내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해외 정보통신사업자가 협조하게 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가 1년6개월간 한 차례도 작동하지 않았다.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는 정보통신망법에 2018년 신설된 후 2019년 3월 시행됐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왼쪽)과 김상희 국회부의장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김상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은 23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자보호를 위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라고 법안을 만들었는데 방통위에서 자료 제출 요구나 시정 조치를 보낸 공문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이 방통위부터 받은 '국내 대리인 지정에 대한 이용자 보호 업무관련 자료제출 요구 및 시정조치 진행내역'에 따르면 방통위는 제도 시행 후 국내 대리인에게 자료 및 시정조치를 단 1건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대리인이 관계물품 및 서류를 제출한 횟수도 ‘0건’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국내대리인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김 부의장은 "지난 1년 간 디지털 성범죄 등을 방지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논의를 거쳐 이 제도를 만들었는데 시행 성과가 제로다"라며 "방통위가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는게 아닌 가 싶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상 국내대리인제도가 시행된 2019년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 관련 적발건수가 2019년 2만5992건, 2020년(8월 기준) 2만4694건으로 2년간 5만686건에 달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원칙적으로 말씀 드리면 자료제출은 사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위반 혐의가 있을 때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의장이 "사업자에 부담을 주기위해 만든 제도인데 말이 안 된다"며 "디지털 성범죄가 5만건이 넘게 발생했다"고 호통쳤다.

한 위위장은 "적극적으로 제도를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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