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넷플릭스, 서비스 먹통 후 침묵하면 과태료

류은주 기자
입력 2020.12.01 17:02
구글과 넷플릭스가 서비스 장애 시 제대로 된 고지 없이 침묵한다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부가통신서비스 안정성 확보조치 적용대상 및 세부 조치사항, 유보신고제 반려 세부기준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유튜브 로고 / 각 사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7 신설에 따라 적용대상이 되는 기준과 필요한 조치사항 등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을 규정했다.

적용 대상 기준은 국내 인터넷 기업의 반발이 있긴 했지만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 기준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전년도 말 3개월간의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명 이상이면서, 전체 국내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가 대상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구글, 네이버, 넷플릭스, 카카오, 페이스북 등 5개 사업자가 조건에 해당한다.

장애 발생 후 고지 안 하면 과태료

10일 부터 해당법을 적용받는 5개 사업자 중 주목을 받는 것은 구글과 넷플릭스다. 최근 장애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공지를 하지 않는 등 미온적인 대처로 뭇매를 맞은 탓이다.

11월 2시간쯤 먹통 현상이 발생한 유튜브의 경우 공식 트위터 계정에 "서비스 장애에 대해 미안하다. 기다려줘서 고맙다(하트)"라는 다소 가벼운 사과 형태의 영문 트윗만 올렸다.

앞서 5월 넷플릭스도 서비스 제공이 2시간쯤 원활하지 못했다. 당시 넷플릭스 측은 "일부 이용자가 서비스 장애를 겪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접속 오류의 이유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는 법적 기준과 관계없이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즉각 이용자에게 알리고 사과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해외 사업자들의 어깨도 조금은 무거워졌다. 서비스 안정화 의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시행령에는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한 조치사항으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과기정통부 장관이 자료 제출을 요청▲이용환경(단말, ISP 등)에 따른 차별 없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치 ▲기술적 오류 방지 조치 ▲과도한 트래픽 집중 방지 조치 ▲트래픽 양 변동 대비 조치 및 필요한 경우 관련 사업자(ISP, CDN)와 협의 ▲트래픽 경로 변경 등의 행위 시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사전통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에 관한 조치사항으로 ▲온라인·ARS 시스템 확보 ▲서비스 사전점검·일시중단·속도저하 등 이용자에게 서비스 안정성 상담 제공을 위한 연락처 고지 등이 있다.

서비스 장애에도 구글과 넷플릭스가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던 모습이 변화할 지 주목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기간통신사업자와 달리 부가통신사업자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법적으로 자료 제출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무성의하게 서비스 장애를 고지하던 곳들도 있었기 때문에, 장애 사실을 적시하고 상담번호를 고지하는 등 이용자에게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다"고 말했다.

이제 정부는 장애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서비스 장애 시에 원인 파악을 위해 자료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시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금액이 작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일 수록 금액의 문제보다 과태료를 부과받는 것에 더 큰 의미 부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규정 보완 움직임

통신사의 경우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사과는 물론 피해 보상을 한 전례가 많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상 이동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2시간 가량 통신장애가 발생해도 이를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넷플릭스가 포함된 부가통신사업자는 4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돼야 이용자 고지 의무가 발생한다. 올해 발생한 구글·넷플릭스 서비스 중단의 경우, 장애 발생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해외 부가통신사업자의 안일한 대처가 반복되자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움직임이 국회에서 있었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월 13일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상에 통신사업자는 2시간, 부가통신사업자는 4시간으로 규정돼 있는 장애사실 및 손해배상 고지 기준시간을 법으로 상향하고, 기준시간을 2시간으로 통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정부도 해당 입법을 반기는 분위기다. 사업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통위는 최근 유튜브 장애 사태로 약관을 검토하다가 중단한 바 있다. 어차피 4시간 미만 장애기 때문에 손 쓸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해야 장애 고지나, 장애 상황, 이용자 피해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살필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의 취지에 동의한다"며 "법에서 권한이 확대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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