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디스플레이, 여전히 수정 안돼
하드웨어 결함 의혹도 제기돼

애플이 최근 업데이트된 아이폰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연이어 내놨지만 아이폰12 시리즈에서 발생한 디스플레이 문제는 수정하지 않았다. 아이폰12 시리즈를 사용 중인 소비자 원성이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애플의 태도를 보며 하드웨어 결함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왼쪽부터 아이폰12프로맥스,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 아이폰12미니 / 애플 홈페이지
왼쪽부터 아이폰12프로맥스,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 아이폰12미니 / 애플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 OS 새 버전 iOS 14.3 배포

15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4일(이하 현지시각) 아이폰 OS 새 업데이트 버전인 ‘iOS 14.3’을 배포했다. iOS 14 버전을 9월 처음 선보인 후 10~11월 몇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에도 새로운 기능 추가와 함께 기존 버그를 수정했다.

애플은 iOS 14.3에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애플 피트니스 플러스)과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 헤드폰(에어팟 맥스) 신제품을 지원하는 기능을 포함했다. 앱스토어(애플 앱 마켓) 개인정보 보호 기능도 추가했다. 사파리(애플 웹브라우저)에 검색 엔진 옵션을 더하고 건강과 날씨 기능도 추가했다.

애플은 새 OS를 통해 각종 버그도 수정했다. iOS 14 버전에서 일어난 MMS 메시지 수신 오류와 메시지 알림이 제 때 울리지 않던 문제 등을 수정했다. 사진 앱에서 영상을 공유할 때 올바르게 표시되지 않던 문제, 앱 폴더가 열리지 않던 문제도 수정에 포함했다.

하지만 아이폰12 시리즈에서 발생한 디스플레이 오류는 아직 수정되지 않았다. 아이폰12 시리즈 구매자 중 일부는 화면이 밝게 번쩍이는 번개 현상 문제를 지적했다. 화면 일부가 붉거나(벚꽃 현상) 초록빛을 띠는(녹조 현상) 문제도 있었다.

애플은 이같은 문제 확산에 대해 11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중이다"는 공식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혔다.

모바일 커뮤니티 아사모 회원(디***)이 아이폰12프로에서 번개 현상이 발생한다며 올린 영상. 화면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밝은 빛이 나타나는 모습. / 아사모
모바일 커뮤니티 아사모 회원(디***)이 아이폰12프로에서 번개 현상이 발생한다며 올린 영상. 화면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밝은 빛이 나타나는 모습. / 아사모
아이폰12 사용자, 잇따른 OS 업데이트 버전에도 문제 해결 없자 ‘울상'

아이폰12 시리즈 사용자들은 iOS 14.3 버전에서 디스플레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아쉬움을 표했다. 최초 문제가 보고된 후 여러 차례 아이폰 OS가 업데이트됐지만 디스플레이 문제는 수정되지 않았다.

통상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기 디스플레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개선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10월 선보인 갤럭시S20 팬에디션(FE)에서 화면 터치 오작동 문제가 보고되자 신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 문제를 개선했다.

애플도 6월 아이폰11 시리즈 일부 제품에서 녹조 현상이 발생하자 OS를 업데이트해 문제를 바로잡았다. 아이폰12 시리즈에서 발생한 문제는 아직 개선책이 나오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달 전에 산 아이폰12프로에서 번개 현상과 녹조 현상을 발견했다는 A씨는 "애플에 전화해보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설명했다"며 "130만원 넘게 주고 산 핸드폰인데 너무한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업계 "하드웨어 문제로 보는 것은 성급…애플 행보 지켜봐야"

일각에서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하드웨어 문제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아이폰12 시리즈 일반형 모델인 아이폰12 미니에서 발생한 디스플레이 터치 결함 문제는 곧바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11월 5일 iOS 14.2 버전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같은달 19일 iOS 14.2.1 버전을 내놨다. iOS 14.2.1 버전은 아이폰12 시리즈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아이폰12미니에서 보고되던 터치스크린 오류를 바로잡았다. 엄지손가락이 화면에 인식되지 않아 잠금 해제가 되지 않던 문제, 화면 하단에 위치한 아이콘이 눌리지 않던 문제 등이다.

아이폰12미니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잠금을 해제하려고 할 때 터치가 인식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함을 보인 해외 사용자 영상 / 유튜브
아이폰12미니에서 엄지 손가락으로 잠금을 해제하려고 할 때 터치가 인식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함을 보인 해외 사용자 영상 / 유튜브
최근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 일부 제품에서 보고되던 디스플레이 터치 결함을 하드웨어 문제로 인정한 점도 사용자 우려를 키웠다. 애플은 2019년 아이폰11 시리즈 출시 후 지적된 터치 오류 보고와 관련해 1년 만에 문제를 인정했다. 이달 4일부터 문제 제품의 디스플레이 모듈을 무상으로 교체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2018년 선보인 아이폰X에서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일부 아이폰X에서 터치스크린 오작동 문제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1년 만에 하드웨어상의 문제임을 인정했다. 문제 제품에 디스플레이 모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리콜도 진행했다.

물론 모바일 업계는 아이폰12 시리즈에서 발생한 번개 현상 등의 문제를 하드웨어 문제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한다. 아직 문제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해당 문제가 보고된 지 두 달 정도가 지난 만큼 애플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더했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소프트웨어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본다"며 "최근 출시한 모델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아직은 시일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