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ICT 기업…자체 개발자 콘퍼런스 잇따라 개최
네이버 ‘글로벌 진출’ - 카카오 ‘금융· 플랫폼 강화’
NHN "모든 개발자 AI 사용해야" - 쿠팡 "개발 인재 육성 목표"

네이버·카카오·NHN·쿠팡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11월부터 잇따라 개발자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과거 콘퍼런스는 단순 실무 개발자의 노하우를 공유하던 자리였다면 이제는 기업 방향성과 문화를 밝히는 자리로 발전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와 개발자 친화적인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본격적인 인공지능(AI) 글로벌 경쟁을 앞두고 콘퍼런스를 통해 방향성을 제시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영상 갈무리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영상 갈무리
네이버는 올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했다. 자사의 AI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그 예로 11월 개최된 'DEVIEW(데뷰)'에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글로벌 AI연구벨트를 소개했다. AI연구벨트는 주 사업 지역인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베트남), 유럽(프랑스)까지 하나의 연구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여기에 현지 학계, 스타트업, 연구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AI인재 유입과 투자를 이어간다.

네이버는 데뷰에서 차세대 로봇 기술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김상배 MIT(매사추세츠공대) 교수와 함께 4족 보행 로봇 '미니치타'를 개발했다. 기존 AI 개발이 소프트웨어 중심이라면, 차세대 AI개발 영역인 로봇을 통해 하드웨어 영역에서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콘퍼런스에서 플랫폼 강화와 금융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확장을 알렸다. 카카오는 지난달 18일 'if(kakao)2020'에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보관할 수 있는 카카오 지갑은 이미 공개됐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뱅크 등을 선보이며 금융 영역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새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금융에 카카오의 기술력을 더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박근한 NHN 최고기술책임자(CTO)의 모습. /NHN
박근한 NHN 최고기술책임자(CTO)의 모습. /NHN
NHN은 큰 모험에 나섰다. 콘퍼런스에서 모든 개발자가 AI를 개발할 수 있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AI가 새로운 일상(뉴 노멀)을 위한 도구라는 점에서 일상에 맞는 서비스를 위해서는 개발자가 언제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선언에 가깝다.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장(CTO)은 ‘NHN 포워드 2020’에서 "모든 개발자가 AI연구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AI 개발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실제 NHN은 사업 전 분야에 걸쳐 AI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한돌은 '한게임 바둑' AI로 상대방 기력에 맞는 난이도를 선보인다. 음악 서비스 '벅스'의 검색 추천, 페이코 광고 데이터 분석 등도 AI를 활용한다.

쿠팡은 이달 11일 첫 콘퍼런스인 '리빌(Reveal)2020'을 개최해, 물류기업이 아닌 AI·기술 기업임을 재강조했다. 쿠팡은 이 자리에서 물류시스템에 머신러닝 등을 적용해 고객 수요를 예측하고, 신선재품 등 재고 관리를 최적화해 폐기율 '제로(0)'에 나선 사례 등을 소개했다.

또 10월 합류한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며 쿠팡 기술 방향성을 알렸다. 투안 팸 CTO는 "앞으로 몇 년간 최고의 인재를 채용·육성에 집중할 것"며 "궁극적인 목표는 쿠팡을 세계 최고의 기술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피스가 있는 모든 지역에서도 이룰 것이고, 특히 한국에서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