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족 늘고 건강관리 관심도 ↑
가전제품 기업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 봇물
산소발생기부터 탈모 치료, 목 디스크까지 다양

주요 가전기업이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늘어난 집콕족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가정용 의료기기 수요가 넘치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처럼 우리나라도 관련 산업이 꽃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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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회 활동에 제약이 걸리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전 기업들이 식약처 승인을 거쳐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다. 국내 의료기기 생산 실적은 최근 5년간 평균 10%의 성장세를 보인다.

가장 최근 의료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자이글이다. 자이글은 최근 산소발생기·산소 LED돔 생산시설에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 GMP 인증을 획득했다. 의료기기 GMP는 제품 안정성과 유효성을 보증하는 인증이다. 양질의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공정에 걸쳐 의료기기 품질을 보증하는 기준이다.

자이글의 의료기기 GMP 적합 인정 항목은 ‘생명유지 장치’와 ‘의료용 자극발생 기계 기구’ 품목이다. 생명유지 장치 품목군에는 산소발생기, 산소호흡기가 포함된다. 의료용 자극발생 기계 기구 품목에는 LED돔마스크와 현재 개발중인 고주파 통증치료기 등이 포함된다.

자이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산소호흡기와 산소발생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고주파 통증 치료기기와 산소공기청정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소비자 건강을 생각한 가정용 의료기기를 적극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가정용 탈모치료기기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선보이면서 코로나19로 치료 제약이 걸린 환자 겨냥에 나섰다.

LG 프라엘 메디헤어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인정받은 저출력 레이저를 활용한다. 총 250개 광원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모발 뿌리를 둘러싼 모낭 세포 대사를 활성화한다. 해당 기기는 식약처로부터 ‘의료용 레이저 조사기 3등급’에 해당하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LG전자는 기기의 임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성인 남녀 46명을 대상으로 기기를 27분씩 주 3회씩 총 16주 사용케 하자 메디헤어를 사용한 참가자 모발은 사용 전과 비교해 1제곱센티미터 당 밀도가 21.64% 증가했다. 모발 굵기는 19.46% 두꺼워졌다.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도 지난해 하반기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인증받은 안마의자 ‘팬텀 메디컬’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팬텀 메디컬은 목디스크와 퇴행성 협착증 치료, 근육통 완화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의료기기다. 여기에는 팽창·수축하는 에어셀과 탄성모듈을 이용해 목 부분을 지압하거나 늘리면서 목 디스크와 협착증을 치료하는 바디프랜드만의 특허 기술이 활용됐다.

바디프랜드는 팬텀 메디컬 외에도 헬스케어 로봇 등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헬스케어 로봇기기 생산 관련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개발에 들어갔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그간 축적해 온 헬스케어 기술력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인프라를 더해 헬스케어 로봇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