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매 차량 13만5000대 대상
메모리 부족시 미디어 제어장치 오류

테슬라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3만5000대 리콜에 나선다. 대상 차량은 모델 S 세단과 모델X SUV다. 이번 리콜은 테슬라 역사상 최대 규모 조치다.

현재 리콜 대상 차량으로 지정된 테슬라의 모델 S 세단 / 테슬라
현재 리콜 대상 차량으로 지정된 테슬라의 모델 S 세단 / 테슬라
2일(현지시각) 윌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13만5000대 차량을 리콜한다. 이번 조치는 1월 시행된 미국 교통안전국 요구에 따른 사안이다"라고 보도했다. 13만5000대는 테슬라의 지난해 미국시장 전체 판매 차량 중 65%에 달하는 물량이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달 14일 미국 교통안전국으로부터 15만8000대 차량 리콜 요구를 받은 바 있다.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미디어 제어장치(MCU)가 메모리 부족 시 오류를 일으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가동을 중단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콜 대상 모델은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제작된 모델 S 세단과 2016년~2018년 생산된 모델 X SUV다. 미 교통안전국 조사에 따르면,테슬라 포럼에서는 몇년간 MCU와 터치스크린의 오작동 문제가 수 차례 제기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교통안전국 측은 터치스크린 오작동이 운전자에게 위험을 주는 안전문제라고 판단했다. 터치크스린이 방향지시등 작동 시 경고음을 울리는 등 주행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교통안전국은 5~6년 정도면 터치크스크린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교통안전국 리콜 대상(15만8000대)과 테슬라 측 리콜 수량(13만5000대)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2일 미국 교통안전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해당 문제가 차량 결함을 일으킨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리콜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CU나 터치스크린이 차량 전체 수명을 지속시키도록 설계되거나 이를 위한 설계 구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리콜의 일환으로 대상 차량 하드웨어를 무상 교체하되, 부품 제약으로 인해 단계적으로 교체할 것임을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차질을 빚는 자동차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