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가전 호실적으로 날개 달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가전 호황으로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텍사스 공장 화재와 글로벌 반도체 대란의 영향으로 반도체 분야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와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판매 호조가 매출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19% 증가하며 2018년 이후 1분기 영업이익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외 예상치에 상응하는 수치다.

삼성전자 사옥 앞 깃발 / 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옥 앞 깃발 / 삼성전자
로이터통신은 데이터분석기관 리피니티브의 분석을 인용,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 1분기 스마트폰·가전 부문에서의 매출 상승으로 45%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1분기 실적 호조를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출 61조6000억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내다봤다. 유안타투자증권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0조원과, 8조6600억원으로 예측했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본다.

텍사스 정전으로 인한 영업 차질과 계획 대비 부진한 8나노·5나노 파운드리 수율, D램 1z 나노 공장과 낸드 시안 램프업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CE(소비자가전)와 IM(모바일) 세트부문 매출 상승이 삼성전자를 살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시간 증가와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 갤럭시 버즈 등 마진율 높은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 상승이 영업이익 증가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1월 중순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갤럭시S21 시리즈를 선보였다.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3%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4분기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판매도 올들어 크게 증가했다.

증권가는 2분기에는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 분야에서도 반도체 등 핵심 부품 공급 부족으로 세트 생산에 영향이 발생하고 있어 2분기 세트 부문의 실적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과 1분기 비용 증가 원인의 해소로 실적이 개선돼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연주 기자 yonj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