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더욱 강화한다. 조만간 출시할 신규 운영체제 iOS 14.5부터 사용자의 동의가 있어야 개인 정보 추적이 가능하도록 한다. 안그래도 정보보안 분야에서 보수적인 애플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자 광고업계의 고심이 갈수록 깊어진다.

애플은 최근 강화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이 담긴 프라이버시 백서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번 백서에서 앱 하나가 평균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6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불필요한 정보까지 수집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iOS 14.5부터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원칙을 적용한다.

iOS 14.5 업데이트를 한 이용자는 향후 온라인 기사를 읽을 때 기존 검색한 상품 광고 등이 사라진다. 사용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추적할 수 없는 조치 덕이다. 앱 이용자는 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하용하겠냐는 알림 창을 만나게 되고, ‘거부’를 선택하면 앱의 사용자 데이터 추적이 불가능하다.

애플의 데이터 추적 방지 기능/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데이터 추적 방지 기능/애플 홈페이지
광고업계는 데이터 브로커가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프로필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앱을 누르는 1000분의 1초 동안 광고 공간을 두고 경매를 했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타깃형 광고를 했다.

광고업계는 iOS 14.5 업데이트 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데이터 수집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 96% 이상이 광고 기반인 페이스북은 타격이 클 전망이다. 페이스북의 2020년 4분기 매출 280억달러(31조2480억원) 중 광고 매출은 272억달러(30조3552억원)에 달한다.

페이스북 측은 "애플이 마치 맞춤형 광고가 개인 정보 보호와 상충되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원하는 개인 정보만 선택해서 제공하는 등 타깃 광고를 받으면서도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20년 8월 공식 블로그에서도 iOS 업데이트로 광고 모델 수익 창출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교수(정보보호대학원)는 기업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하려는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첫 번째는 마케팅을 위해서고 두 번째는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다"며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려면 해당 기업을 통해야만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키울 것이다"고 말했다.

박영선 인턴기자 0s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