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월 미국 텍사스주 폭설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수천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정상화 단계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세트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다고 확인했다. 2분기에는 D램을 중심으로 수요 강세를 전망해 반도체 사업의 실적 선방을 자신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한승훈 삼성전자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29일 진행된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월 미국 텍사스주 폭설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과 관련 "오스틴 지역 정전으로 반도체 웨이퍼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웨이퍼 총 7만1000장쯤이다"라며 "이는 3000억∼4000억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은 2월 6일 한파로 단전·단수 조치가 이뤄졌다.

한 전무는 삼성전자는 이후 단계적으로 복구에 주력해 3월 31일을 시점으로 생산 가동률이 90%에 도달했고,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한 전무는 "이번 사고는 예고된 단전으로 사고 발생 전부터 피해 발생 이후의 설비가동에 대해 사전에 준비를 해왔다"며 "사고 발생 이후 피해복구 작업을 신속히 진행했고, 초기부터 고객과 긴밀하게 현황을 공유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라인 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오스틴 시 정부, 용수 전력회사 등과 긴밀 협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세트와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세트제품은 주요 공급사하고 긴밀히 협력하며 필요한 부품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시급한 제품부터 부품을 할당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1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 중인 D램은 하반기에 EUV(극자외선) 장비를 활용한 14나노 양산을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업계를 선도하는 EUV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D램 기술 미세화, 기술패러다임 변화에 있어서 EUV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의 경쟁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는 "낸드 기술은 향후 단수뿐 아니라 적층 효율 측면이 중요하다"며 "더블 스택 공정을 200단 후반대까지 적용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체 D램 시장의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 증가율)는 20%를 예상하며, 당사도 시장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간 시장 비트 그로스는 30% 중반을 예상하며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콜에서 2분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살아나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훈 전무는 "파운드리의 경우 오스틴 생산이 완전히 정상화됐고 탄력적인 제품믹스 운영에 나설 것이다"라며 "평택 2라인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제품에 대한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스템 LSI 부문은 1분기 파운드리 생산차질 영향이 일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키오시아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경우 낸드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낸드플래시 전략에서 인위적인 합병은 없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가경쟁력, 기술력 등 핵심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낸드 사업을 지속하겠다"며 "D램보다 플레이어 수가 많은 낸드플래시의 경우 공급이 시장을 리드할 것이고, 이럴 때 규모의 경제가 공급사들의 사업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공고히 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기술 혁신 측면에서 카메라, 홀, 저주파 구동, 폴더블 등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함과 동시에 시장 적기 출시를 위해 협력사와 기술 완성도를 지속 높였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사가 선보인 품질과 SCM(공급망) 경쟁력은 경쟁사가 단시간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원가경쟁력은 후발 경쟁업체 대비 2~3년 앞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결과 중장기적 우위 요소를 보유했다"며 "경쟁 체제에서 안정적 플래그십 제품 공급으로 고객사와 장기적 협력을 강화하고, 보유한 지재권 활용해 1위 정체성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갤럭시Z 폴드·Z 플립 등 폴더블폰 대중화와 대세화도 적극 추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기 폴더블폰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전작 대비 기능과 폼팩터를 개선했다"며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해 폴더블 생태계 더욱 강화하는 등 제품 완성도와 고객 경험을 향상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휴대폰 및 태플릿 판매량은 각각 8100만대와 800만대라고 공개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243달러, 스마트폰 비중은 90%대 중반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QD디스플레이 패널은 순조로운 양산을 예고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QD를 개발했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하반기 경 예정대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악재에도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9조3829억원으로 2020년 1분기 대비 45.53%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65조38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19% 늘었고, 순이익은 7조1417억원으로 46.2% 늘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