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반년’ 김종현 LG엔솔 사장, 배터리 1위 탈환 행보 눈길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5.16 06:00
취임 6개월째를 맞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초대 CEO의 광폭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 사장은 2020년 12월 1일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으로 선임돼 곧바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각종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해소하며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분위기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김종현 사장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회사를 확고한 1위로 올려놓기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최근 중국 CATL에 글로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 하며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4월 16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주 박물관에서 열린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투자 발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김 사장의 대표 선임 이후 가장 큰 성과는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송 합의다. 양사는 2년간 국내외에서 소송을 지속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대,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미만을 고수하면서 배터리 업계에서는 사실상 ‘합의가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ITC 최종 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남겨둔 4월 11일 양사는 전격 합의를 이뤘다.

캐서린 타이 신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합의 발표 직전 영상으로 만난 것이 협상 타결에 결정적 계기였다는 후문이다. 2조원대 합의금을 챙긴 것은 물론, 배터리와 관련된 지식재산권을 최대 시장 미국에서 인정받은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3월 현대자동차와 제작결함이 발견된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 합의도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충당금 실적 반영액을 살펴보면 양사는 6대4 수준의 비용 분담을 합의하고, 2020년 4분기 실적에 충당금을 반영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소비자안전을 최우선해 리콜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비용에 대해 양사가 분담을 하기로 협의했다"며 "합리적 수준의 비용을 충당금으로 4분기 실적에 반영했고, 향후 진행되는 리콜 경과에 따라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성과도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완성차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내 두 번째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4월 16일(현지시각)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주 박물관에서 열린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 메리 바라 GM 회장,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와 함께 자리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제2 합작공장에 총 2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공장 이외에도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김종현 사장은 "최고의 파트너인 GM과 함께 전기차 확대에 적극 나서 미국 그린 뉴딜 정책 성공에 크게 기여하겠다"며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R&D부터 제품 개발 및 원재료 조달까지 미국 내에서 차별화된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도 경제사절단 신분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미국에서 5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합작사(IBI)와 업무협력 합의각서(HoA)를 체결하고 투자를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산업 투자를 위한 컨소시엄에는 LG화학과 LG상사, 포스코, 중국 최대 코발트·배터리 소재 생산업체가 속한 화유홀딩이 참여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구체적 투자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인도네시아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 상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적절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해 시장에서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 받아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김 사장에게 남은 중요 과제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1일 출범사를 통해 "우리 앞에 마냥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눈앞에 해결해야할 수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들이 파도처럼 밀려올 것이다"라며 "(수많은 과제가) 전 두렵지 않다. 여러분도 두려워 말아달라.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성과는 생각보다 위대하며 그 저력을 믿고 자신감 있게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