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0% 낮춘 크래프톤, 몸 값 어떻게 내렸나

조아라 기자
입력 2021.07.04 06:00
크래프톤이 결국 몸 값을 내렸다. 기업가치 36조원에서 30조원으로 6조원 낮췄다. 비교 기업 그룹에서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을 빼면서 지배주주 순이익이 7761억원에서 6662억원으로 1099억원 낮아졌다. 이어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주가수익률(P/E) 거래배수가 45.2배에서 43.8배로 축소하면서 벨류에이션이 하락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1일 공모가 희망 범위를 내린 정정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25일 크래프톤의 공모가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크래프톤은 새 공모 희망가를 40만원~49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처음 제시한 45만8000원~ 55만7000원보다 5만원쯤을 뺐다. 공모 예정금액은 3조4617억원~4조3098억원으로 산정됐다. 이전 4조6000억원~5조6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가량 낮아진 규모다.

크래프톤은 평균주가수익률(P/E)을 이용한 비교 가치 평가법을 사용했다. 비교 그룹 기업을 선정한 후 이들 기업의 기준 시가총액을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나눈 값의 평균을 내 크래프톤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지배주주 순이익이란 회사가 당기순이익을 계산할 때 자회사 순이익에서 지분율 만큼 반영한 수치를 말한다.

크래프톤은 수정 전 증권신고서에서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온라인 게임 직군에 속한다면서도 국내 상장사만으로 비교 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자사 게임 개발 사업과 IP 콘텐츠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다르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해외에 상장된 글로벌 게임 개발과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비교 회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기준 자료는 ‘블룸버그산업분류’를 참고했다. 크래프톤은 사업적 유사성을 고려해 비디오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TV 또는 뮤직 사업으로 분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9곳의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기업의 P/E 거래배수를 보면 ▲일렉트로닉아츠(EA) 133.4배 ▲월트디즈니 88.8배 ▲엔씨소프트 57.2배 ▲넷마블 51.5배 ▲워너뮤직그룹 38.1배 ▲액티비전블리자드 30.0배 ▲넷이즈 27.1배 ▲넥슨 12.0배 가 도출됐다. 기준시가총액은 1개월 평균주가, 1주일 평균주가, 분석일 주가의 최소값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여기에 최대값 EA와 최저값인 넥슨을 제외한 7곳의 P/E 거래배수 평균값으로 45.2배가 도출됐다. 참고로 극단값을 빼지 않은 9개사의 P/E 거래 산출 평균은 51.3배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940억원, 여기에 4를 곱한 연환산 지배주주순이익은 7761억원이다. 위에서 도출한 P/E 거래배수인 45.2를 곱하면 평균시가총액 35조원이 나온다.

업계와 금융감독원은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이 크래프톤과 사업구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기업가치 산정 논리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면서 금감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크래프톤은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서 비교그룹을 다시 골라야 했다.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린 증권신고서 내용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올린 증권신고서 내용
크래프톤은 먼저 블룸버그산업상 영화·TV, 뮤직 분류에서 자사를 제외했다. 비교 기업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4곳을 새로 선정했다. 기존에는 올해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만 기준으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지난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도 포함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P/E 거래배수는 40.4배~47.2배다. 평균값인 43.8배가 크래프톤에 적용할 P/E 거래배수 값이다.

이에 따른 지배주주 순이익은 6662억원이 나왔다. 정정 전 지배주주 순이익 7761억원보다 1099억원 낮아진 금액이다. 여기에 43.8을 곱하면 기업가치는 29조2000억원이 도출된다.

확정공모가액은 수요예측결과와 시장상황을 고려해 발행회사와 대표주관사, 공동주산사 등이 합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비율은 55~75%, 일반청약자 배정분은 25~30% 정도다. 일반청약자에게 251만5058주에서 301만8069주 이하를 배정할 예정으로 균등방식 최소배정 예정물량은 125만7529주에서 150만9035주다. 균등방식 배정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청약자 배정은 전부 비례방식으로 배정이 이뤄진다. 배정 후 잔여주식이 발생하는 경우 인수회사가 자기계산으로 인수하거나, 추첨 등 합리적인 방식을 통하여 재배정한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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