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들이 차례로 올해 2분기 실적 공시에 나섰다. 절반은 성장했고, 절반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게임사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3N과 함께 상반기 연봉인상에 나섰거나, 신작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컸던 회사는 곤두박질 쳤다.

웹젠의 9월 출시 예정작 ‘뮤 아크엔젤2’. / 웹젠
웹젠의 9월 출시 예정작 ‘뮤 아크엔젤2’. / 웹젠
해외시장 공략 성공해 웃음꽃 핀 웹젠·엠게임

올해 2분기 중견 게임사들 특징 중 하나는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게임사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웹젠의 경우 국내사업은 다소 정체했지만, 동남아에 서비스 된 ‘뮤 아크엔젤’이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 웹젠에 따르면 매출 716억원, 영업이익 231억원, 당기순이익 1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매출 18.94%, 영업이익 40.96% 당기순이익 24.31%가 올랐다. 웹젠의 2분기 전체 해외매출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엠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열혈강호 온라인의 인기로 전년 대비 평균 월매출이 51% 이상 올랐다. 또 영업이익이 10분기 연속 상승했다. 엠게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8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5%, 40.4%가 증가한 셈이다.

데브시스터즈가 8월 3일 ‘쿠키런: 킹덤’을 업데이트 했다. /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가 8월 3일 ‘쿠키런: 킹덤’을 업데이트 했다. / 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위메이드 국내 성공 발판삼아 하반기 해외 진출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지식재산권(IP)를 앞세워 선방한 점도 특징이다. 이들기업은 국내에서 수익 안정성을 확보해 실적 향상을 이뤘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의 안정적인 흥행 유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꾸준한 수익 창출이 기회로 작용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2분기 매출 958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을 달성했다. 앞서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해 상반기 결산 결과 지난해 대비 468%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데브시스터즈는 흑자 전환 기조를 하반기까지 끌고 가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9월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 메이저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1월 21일 출시 이후 국내와 더불어 대만, 태국, 홍콩 등에서 성과를 낸 쿠키런: 킹덤이 출시될 예정이다. 컴투스와 협업을 바탕으로 2022년 유럽 시장도 공략한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미르4’ 매출 덕에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2분기 매출은 약 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70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 위메이드는 영업손실 32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흑자 전환은 모바일게임 ‘미르4’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라이선스 매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미르4는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 이후 2분기까지 누적 매출 약 1000억원을 달성했다.

위메이드는 하반기 매출 증진을 위해 미르4를 글로벌 출시한다. 이와 함께 ‘미르의 전설2’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신작 모바일 게임 ‘미르M’도 연내 국내 출시를 위한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인건비 폭탄·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저조

반면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게임사들도 있다. 상반기 임직원과 신입사원 연봉을 인상하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해 인건비가 지출이 큰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신작 출시를 위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실적이 떨어진 기업도 있다.

게임빌이 대표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건비 증가를 실적 하락의 이유로 들었지만, 게임빌은 관계기업 투자이익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은 올해 2분기 매출 296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9%, 영업이익은 73.1% 대폭 하락한 셈이다.

네오위즈도 실적 하락을 겪었다. 2분기 매출액이 589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71% 감소한 수치다. PC/콘솔 게임의 경우 매출 269억원으로 웹보드 게임과 일본 자회사 게임온의 비수기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액은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네오위즈는 기존 모바일 게임의 매출 하향 안정화를 이유로 들었다.

펄어비스는 인센티브 지급의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앞서 5월 직원 모두에게 총 100억원을 지급해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885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는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로 인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컴투스는 매출 15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마케팅 비용 증가가 원인이다.

이들 중견 게임사는 하반기 반등을 위해 곧 출시될 신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규 사업 영역 확대의 일환으로 해외 진출을 노린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