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PC 판도 바꿀까 ‘인텔 12세대’ CPU, 실제 써보니

최용석 기자
입력 2021.11.05 09:34 수정 2021.11.05 09:35
인텔이 차세대 PC용 CPU로 공개한 ‘엘더레이크’ 기반 12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일반 소비자는 물론 업계 전체에 걸쳐 높은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각종 신기술을 대거 투입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새로 개편한 ‘인텔7’ 공정을 최초로 적용한 제품으로 정식 공개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인텔의 일반 사용자용 CPU 중에서는 처음으로 ‘고성능 코어+고효율 코어’라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차세대 DDR5 메모리를 개인용 PC에서 처음으로 채택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였다.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 로고 / 인텔
인텔은 12세대 프로세서를 정식으로 발표하면서 ‘업계 최고의 게이밍·작업용 CPU’라고 자신 있게 강조했다.

지난 1년여 기간 동안 인텔은 경쟁사인 AMD의 라이젠 5000시리즈의 약진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인텔이 모처럼 자사의 신제품에 자신감을 보였으니, 12세대 프로세서를 향한 주위의 기대감 역시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를 확보해 기대작으로 강조하는 성능과 기능을 직접 확인했다.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달라진 외형과 소켓 규격

엘더레이크 기반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는 고성능 ‘퍼포먼스 코어’와 고효율 ‘에피션트 코어’라는 두 종류의 CPU 코어가 하나의 CPU에 통합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다.

12세대 코어 i9-12900K 프로세서의 실물 모습. 가로폭은 이전 세대와 비슷하지만, 세로폭이 약 20% 이상 늘어났다. / 최용석 기자
코어 수가 더 늘어난 것을 반영했는지, 이전 11세대까지 거의 같은 크기를 유지하던 CPU의 크기가 처음으로 커졌다. 가로 폭은 기존 CPU와 비슷하지만, 세로 길이가 약 20%정도 더 길어지면서 길쭉한 모양새로 바뀌었다.

CPU의 모양이 바뀌면서 CPU 소켓도 새로운 규격으로 바뀌었다. 10세대, 11세대에서 사용하던 LGA 1200 소켓에서 핀이 500개 더 늘어난 ‘LGA 1700’ 소켓을 채택하면서 이전 세대와 전혀 호환되지 않는다. 또한, 소켓 규격이 완전히 바뀌면서 CPU 쿨러 규격 역시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 CPU 쿨러를 12세대에 사용하려면 그에 맞춰 제작된 새로운 장착 어댑터가 필요하다.

칩셋 역시 새로운 600시리즈 칩셋을 사용하고, 메모리 역시 현재 주력인 DDR4 외에 차세대 저전력 고성능 메모리로 꼽히는 DDR5를 지원한다. 즉 메인보드 역시 새로운 것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DDR4와 DDR5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600시리즈 메인보드는 크게 DDR4용 제품과 DDR5용 제품이 동시에 나온다.

게일에서 선보인 폴라리스 PC5-38400 DDR5 메모리 세트 / 최용석 기자
기본적인 CPU 성능 비교

일단 12세대 프로세서의 구체적인 성능 확인용 시스템은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 Z690 에이펙스(DDR5) 메인보드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지포스 RTX 3080 Ti OC 그래픽카드 ▲고성능 메모리 전문 유통사 서린씨앤아이의 게일 DDR5-4800㎒ 32GB(16GB x2) 메모리를 사용해 구성했다.

CPU는 인텔 12세대 발표와 함께 선보인 코어 i9-12900K, 코어 i7-12700K, 코어 i5-12600K 등 3종 모두를 사용했다. CPU 쿨러는 가성비 좋은 일체형 수랭 쿨러로 꼽히는 다크플래쉬의 ‘DT-240’ 모델(240㎜ 2열)을 사용했다.

인텔 12세대 프로세서 테스트 시스템의 모습 / 최용석 기자
비교 대상 CPU와 시스템으로는 이전 11세대 최상위 모델 ‘코어 i9-11900K’와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 XIII Z590 히어로’ 메인보드, 지스킬 플레어 DDR4-3200㎒ 16GB(8GB x2) 메모리로 구성했다. 그래픽카드와 CPU 쿨러는 12세대 시스템에서 사용한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운영체제(OS)는 두 시스템 모두 최신 윈도11로 통일했다. 인텔 12세대 프로세서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윈도11이 거의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CPU-Z 자체 벤치마크의 테스트 결과 비교 그래프 / 최용석 기자
시네벤치R20 CPU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가장 먼저, CPU의 세부 정보를 확인하는 프로그램 ‘CPU-Z’의 자체 벤치마크 기능을 통해 테스를 진행했다. 그 결과, 테스트에 사용한 12세대 가장 하위 모델인 코어 i5-12600K의 성능이 바로 이전 11세대 최상위 모델 코어 i9-11900K를 싱글코어와 멀티코어 모두 앞서는 성능을 보였다.

CPU 멀티 코어 성능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네벤치R20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역시 12세대 3총사 중 가장 하위 모델인 코어 i5-12600K의 점수가 11세대 코어 i9-11900K보다 높게 나왔다. 이 정도의 성능 차이는 지금까지 인텔 CPU의 평균 성능 향상 폭을 고려하면 거의 2세대 정도의 격차다. 그만큼 이번 12세대 프로세서의 성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인 PC 작업 환경에서의 성능 비교

단순 CPU 성능을 넘어 본격적인 PC 기반 작업 환경의 성능 비교도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프로그램은 ▲일반 문서 작성과 화상회의, 간단한 콘텐츠 작업 및 3D 이미징 작업등을 모두 테스트하는 가장 대표적인 업무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인 UL 벤치마크의 ‘PC마크 10’ ▲PC마크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업무 성능을 테스트하는 밥코(BAPCo)의 ‘크로스 마크(CrossMark)’ ▲MS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과 프리미어 등 실제 현업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PC 성능을 테스트하는 UL 벤치마크의 ‘프로키온(Procyon)’ 등 3종을 사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UL벤치마크 PC마크10 항목별 점수 비교
BAPCo 크로스마크 항목별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실제 MS오피스를 이용한 UL 프로키온 오피스 생산성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단순 CPU 성능 확인에서와 마찬가지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3종을 탑재한 시스템의 전체적인 업무 성능이 11세대 기반 시스템 대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싱글 프로세서 성능은 물론, 멀티 코어(멀티 프로세싱)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콘텐츠 제작’ 성능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 즉, 최근 수요가 높은 영상이나 이미지 편집 등의 환경에서도 기존 11세대 대비 이번 12세대가 월등히 좋은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게임 성능 비교 테스트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에 가장 관심이 많은 이들은 역시나 ‘게이머’일 것이다. PC 기반 게임의 성능과 퍼포먼스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그래픽카드와 더불어 CPU의 성능이기 때문이다.

지난 1년여간 인텔은 게임 성능에서 AMD의 라이젠 5000시리즈에 ‘최고의 게이밍 CPU라는 타이틀을 내줬다. 이번 12세대에서 게이밍 성능이 어느정도인지, 경쟁사와의 격차를 얼마나 극복했는지가 중요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UL 3D마크 타임스파이 항목별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우선 전반적인 게임 성능을 테스트하는 ‘3D마크-타임스파이’의 결과를 보면 그래픽 점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CPU점수는 앞선 테스트 결과들과 마찬가지로 12세대 코어 i5-12600K의 점수가 11세대 코어 i9-11900K 프로세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 ▲어쌔신 크리드:발할라 등 실제 게임 3종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각 게임별로 최상의 그래픽 옵션을 적용하고 가장 널리 쓰이는 풀HD(1920x1080) 해상도에서 성능테스트(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각의 게임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고, 가끔 11세대 코어 i9-11900K가 12세대 코어 i5-12600K를 살짝 앞서는 게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들의 성능이 11세대 코어 i9-11900K보다 높게 나온다. 이는 게임을 위해 새로 PC를 장만할 때, 더는 기존 10세대나 11세대 프로세서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배틀그라운드 프레임 레이트 비교 / 최용석 기자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 최용석 기자
어쌔신 크리드:발할라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 최용석 기자
물론, 게이머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이전 세대와의 비교보다는 AMD의 라이젠 5000시리즈와 비교한 성능 결과다. 일단 분량 관계상 추후 해당 내용에 대한 테스트를 따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일부 AMD 친화 게임을 제외하면 대다수 게임에서 인텔 12세대의 성능은 같은 등급의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 5%~10% 앞선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테스트 결과를 통해 확실한 것은 새로운 PC를 장만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때, 더는 11세대 이하 프로세서를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11세대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11900K보다 12세대 코어 i5-12600K가 전반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코어 i5-12600K는 이번 12세대 프로세서 라인업 중 ‘최고의 가성비 CPU’의 타이틀을 차지할 전망이다.

인텔이 12세대 프로세서를 통해 확실히 ‘왕의 귀환’을 선언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경쟁사의 반격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분량상 다루지 못한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와 소비전력, 발열, 메모리 종류별 및 운영체제 종류 별 성능 차이 등은 후속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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