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매년 11월 넷째주 금요일(11월 26일) 열리는 미국 최대 쇼핑 축제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프리미엄 TV 할인에 나섰다. 일부 제품은 40% 가격에 판매하며 북미는 물론 한국에 있는 직구족을 유혹한다.
같은 모델의 75인치 제품은 기존 6999달러(825만원)에서 2500달러 할인한 4499달러(530만원)에, 65인치는 4499달러(530만원)에서 1700달러 할인한 3299달러(389만원)에 판매 중이다. 한 등급 낮은 모델인 65~75인치 제품(QN90A)도 가격 역시 400~500달러 깎아준다.
LG전자의 미니LED TV 모델인 QNED 역시 큰 폭의 할인 판매 대상 모델이다. 최고급 모델인 86인치 QNED 클래스 99 8K는 5499달러(648만원)에서 1000달러 할인한 4499달러(530만원)에, 75인치 제품은 500달러 싼 3499달러(413만원)로 책정했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해서 무작정 구매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국과 다른 AS 정책, 관세, 부가세, 설치비 등 소비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국제 보증(해외에서 제공되는 무상수리 보증 기간)을 적용하지 않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해외 판매용 TV의 국내 AS 안내를 통해 제품의 수리 또는 자재의 교체만 가능하며, 보증기간이 경과하거나 소비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고장인 경우 유상 수리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해외 직구한 제품의 서비스에 필요한 자재는 해외 법인이 충당한다. 서비스용 자재 보유 상황에 따라 AS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
LG전자는 2019년형 제품부터 해외 직구로 구매한 TV의 한국어 지원을 중단했다. 국가에 맞는 언어 변경이나 일부 인공지능(AI) 기능을 쓸 수 없는 가능성도 있다. 올해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OLED TV의 번인(Burn-in·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 보증 기간은 2년에서 5년으로 늘었지만, 직구한 TV의 보증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단순 판매가를 보고 TV를 직구로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제품을 사는 것과 비교해 무조건 유리한 조건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제품 구입 후 부가세나 배송료 등을 감안해야 하며, 예기치 못한 고장이 발생했을 때 별도의 AS 비용을 지불하는 등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스스로 실리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