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2021년 물적분할한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기업공개(IPO)가 빨라도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 부회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질의응답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SK온의) IPO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김 부회장은 "IPO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매출이나 설비의 안정적 운영, 수익성 등 실적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SK온의 배터리 시설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도 유치 단계라고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설비 증설을 지속하는 중인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원이 필요하다"며 "영업으로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투자와 수익 창출의) 시간차가 존재해 프리IPO를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IPO 규모에 대해 "협상 중인 사안으로 그간 알려진 숫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반기 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기업공개 전 지분 10%에 대한 프리IPO를 추진해 총 3조~5조원을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김 부회장은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 설립, 정부 보조금 확보, SI(재무적 투자자)·FI(전략적 투자자) 등을 통해 향후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대해서는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은 가격 변동분이 배터리 판가에 반영되는 구조로 계약돼 있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며 "동박, 알루미늄, 전해액 등 비연동 소재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 문제다"라고 답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니켈과 코발트 등 광산의 직접투자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니켈을 유심히 보는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거론했다.

김 부회장은 "무탄소, 저탄소 에너지원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고민을 같이 하고 있고, 올해 들어 구체화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몇 가지 사업에 대해서는 이사회 결의 이후 시장에 공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정리가 되면 정식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배터리 사업은 올해 4분기 흑자로 전환되고, 내년 이후로는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총에 상정된 이사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