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M&A ‘찬 바람'...깊어지는 신동빈 회장의 고민

입력 2018.11.07 06:37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공개 매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 조선일보DB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대표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주요 금융지주, 중대형 사모펀드 등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자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것은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인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했는데,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 이외의 지주회사는 지주사 전환 또는 설립 2년 내에 금융·보험 관련 회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8%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10월까지 모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롯데카드 인수합병(M&A)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76억원, 당기순이익 5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2%, 9.2% 하락한 수치다. 2017년도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469억원으로 전년도 1105억원과 비교해 57.59% 줄었다. 카드사 8곳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전환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카드사 가치를 판단하는 유효 고객수에서 타사 대비 적다는 점도 매력도가 떨어지는 이유다. 롯데카드 유효 고객수는 9월 기준 750만명으로 추정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2300만명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30% 수준이다.

실제 당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던 우리은행이 거부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주사 전환에 집중하는 우리은행이 롯데카드까지 인수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지주사 전환 후 자본 비율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안정적인 운영에 주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인수에 나서지 않겠냐고 점치기도 한다. 현재 체크카드에만 의존하는 인터넷은행이 신용카드라는 거대 지급 결제망을 활용하기 위해선 롯데카드만한 매물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은행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신용카드 사업이 시간도 오래걸리는데다가 한정된 인력으로 무리하게 진행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M&A를 위한 자금도 당장에는 여유가 없다. 여러가지 조건과 시장 환경이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과 같이 카드업을 할 계획이 없다"며 "각종 페이 등장으로 인해 신용카드 업계 수익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역시 당분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간편결제와 법인계좌에 집중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롯데지주가 보유한 지분을 그룹사 내부에서 소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지주에 속하지 않은 호텔롯데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롯데가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아보인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사이 경영권 분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아직은 시장에서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어 보인다"며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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