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를 앞두고 가상현실(VR) 기기 업계가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박람회에는 전세계 4400개 기업 18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한다.

VR 업계는 기존 제품에 5세대(5G) 통신 기술을 집약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이목 잡기에 나선다. 주목할 것은 콘텐츠 제작용 카메라, 재생용 HMD(Head Mount Display) 등 ‘고화질’ VR 기기다. CES 2019 혁신상을 수상한 ‘옴니폴라’를 비롯해 다양한 VR 카메라 신제품이 이번 행사에 등장한다. HTC, 오큘러스 등 VR HMD 제조사도 CES 2019를 앞두고 고해상도 신제품 티저 광고를 게재했다.

◇ VR 카메라, 본격 고화질·고성능 시대로

VR 기기 제조사 ‘스오메트리(Suometry)’는 VR 카메라 ‘옴니폴라(OmniPolar)’를 출품한다. 이 제품은 광각 렌즈 3개를 탑재, 180º(도) 반구형 VR 영상을 만든다. 카메라 두개로 VR 영상을 만들면 시점이 바뀔 때 사각이 만들어져 스티치(VR 영상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작업)하기 까다로워진다.

스오메트리 옴니폴라 모습. / 스오메트리 홈페이지 갈무리
스오메트리 옴니폴라 모습. / 스오메트리 홈페이지 갈무리
이 제품은 카메라 세개로 VR 영상을 제작하고 스티치하는 과정을 간소화한다. 스티치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므로 실시간 방송도 구현할 수 있다. 옴니폴라는 피사체와의 거리 정보까지 실시간 기록, 영상에 반영한다.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 위치에 따라 VR 공간 속 피사체가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도록 꾸밀 수 있다.

시네마 카메라 스마트폰 ‘하이드로전 원(Hydrogen One)’을 출시한 ‘레드(RED)’는 CES 2019를 앞두고 3D 시네마 카메라 리튬 시리즈와의 호환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드로전 원은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홀로그램 모니터를 탑재했다. 이를 활용해 VR 혹은 3D 영상을 촬영할 때 입체 결과물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360 원X. / 인스타360 제공
인스타360 원X. / 인스타360 제공
중국 VR 카메라 제조사 ‘인스타360(Insta360)’의 전시품도 주목할 만하다. 인스타360은 5.7K(5760 x 2880) 고해상도에 100fps(3K, 3008 x 1504) 슬로 비디오 촬영 기능을 갖춘 VR 카메라 ‘원X(One X)’에 이어, CES 2019에서 초 고해상도 VR 카메라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 VR HMD 진화 이어진다…오큘러스·HTC 선봉

‘오큘러스(Oculus)’는 VR HMD 신제품 ‘오큘러스 퀘스트(Quest)’ 출품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과거 ‘산타크루즈’라는 개발명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스마트폰이나 PC 없이 사용하는 독립형 HMD로, 3K에 해당하는 1600 x 1440 고해상도 화면과 내장 스피커를 갖췄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네개의 광각 카메라를 활용한 4000㎡ 범위 공간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상하좌우전후를 자유롭게 조작하는 6자유도 무선 콘트롤러도 동봉된다. 이 제품은 고성능 제품군이지만, 보급형 VR HMD과 비슷한 399달러(44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HTC가 트위터에 공개한 바이브 시리즈 신제품 티저 광고. / HTC 트위터 갈무리
HTC가 트위터에 공개한 바이브 시리즈 신제품 티저 광고. / HTC 트위터 갈무리
HTC는 VR HMD 바이브 시리즈 신제품을 CES 2019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HTC가 트위터에 게재한 티저 광고는 신제품명을 암시한다.

광고 사진에는 바이브와 바이브 포트(Port), 모자이크로 가려진 바이브 글러브(Glove) 혹은 클라우드(Cloud) 등의 명칭이 등장한다. 글러브는 VR 장갑을, 클라우드는 이동식 VR 시스템을 각각 연상케 한다.

크라우드펀딩에서 2470만달러(276억원)를 모금할 정도로 주목 받은 중국 VR HMD 제조사 ‘피코(Pico)’도 CES 2019 행사장에 부스를 꾸리고 신제품 ‘G2 4K VR’을 공개한다. 이 제품은 기존 VR HMD보다 선명한 3840 x 2160 4K 화면을 구현한다. 피코측은 이 제품을 기업용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VR지니어스 XTAL. / VR지니어스 홈페이지 갈무리
VR지니어스 XTAL. / VR지니어스 홈페이지 갈무리
5K(5120 x 1440) VR HMD도 CES 2019에 출품된다. ‘VR지니어스(VRgineers)’가 개발한 ‘XTAL’이다. 이 제품에는 내장 마이크와 음성인식, 모션 센서까지 탑재된다. 사용자는 목소리 혹은 손 동작으로 VR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 시선을 감지, 렌즈 위치를 자동 조절하는 기능도 갖췄다.

VR 업계는 CES 2019를 시작으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시장 규모 확장에 나선다. CES 2019의 주요 주제인 5G 역시 VR과 시너지를 낼 기술로 꼽힌다. 고품질 VR 콘텐츠는 용량이 매우 크기에, 현재 4G보다 10배 이상 빠른 5G 통신 기술은 필수다.

마케팅 컴퍼니 코웬의 콜비 시네사엘 전무는 "5G와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가상·증강현실 응용 프로그램을 실제 생활 공간에 띄울 수 있다"며 "이 파급력은 유선 전화 이상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