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이 전기차(EV)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2020년말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커져가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이나 한국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왼쪽)과 카즈히로 츠가 파나소닉 사장. / 로이터 갈무리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왼쪽)과 카즈히로 츠가 파나소닉 사장. / 로이터 갈무리
23일 일본 경제지 산케이비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두 회사는 일본 나고야에서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히토미 마사루 파나소닉 사업개발부장은 "두 회사의 경영자원을 모아 최고의 생산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합작회사는 도요타가 51%, 파나소닉이 49%의 지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파나소닉 중국 다례 공장의 시설과 인력을 일본 쪽으로 옮겨오는 방식을 위하며, 대용량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추진한다.

합작회사가 만들어 낼 EV 배터리는 도요타 이외의 자동차 제조사에도 공급할 방침이다. 우선 도요타 자회사인 다이하츠를 비롯해, 미쓰다, 스바루 등에 이 회사의 배터리가 장착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를 살린 비용절감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를 우선한다는 방침이다.

합작회사 이전에도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하이브리드카 배터리를 생산하는 회사에 공동출자 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또 2017년 12월에는 EV를 포함한 자동차 배터리 분야의 협력강화를 동시 발표하기도 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지금까지 협력관계를 넘어 회사까지 만드는 배경에는 중국과 한국 배터리 기업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일본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배터리와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선두급의 두 회사가 손을 잡을 경우 성능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높은 배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계산을 깐 포석이라는 것이다.

지난 몇년간 파나소닉은 가전회사에서 탈피,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사업을 중점 분야로 육성하는 중이다. 미국 테슬라와 협력해 2016년부터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것은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의 생산량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파나소닉의 배터리 사업 매출 목표는 2017년 대비 2.5배다.

그러나 해외 경쟁력은 다소 입지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있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육성 방침에 따라 세를 불린 CATL이 2017년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파나소닉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른 것이다. 또 한국의 LG는 파나소닉에 비해 유럽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도요타와의 배터리 합작회사 설립은 파나소닉에게 공급처 확보와 증산을 위한 투자 부담을 줄인다는 두마리 토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도요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전동차(e-모빌리티)를 현재의 3배 이상인 550만대까지 늘린다. 또 배터리 저비용화를 도모하고,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가속한다.

이와 관련 파나소닉 한 관계자는 "기술로는 글로벌 선두에 서고 싶지만, 경쟁 기업이 정부 지원과 저가격 전략으로 나오는 마당에 새 배터리 회사의 대응력을 얼만큼 키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