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특허토커] 페북코인 플랫폼은 ‘페북 메신저’: 특허로 본 리브라 프로젝트

입력 2019.05.21 06:00 | 수정 2019.05.21 14:09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기반 지불 시스템 구축 사업인 ‘리브라 프로젝트’(Project Libra)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은 이 프로젝트를 블록체인 기반의 달러화 연동 암호화폐 활용을 골자로 한다고 전했다.

이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친다. ‘비트코인’ 가격이 9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23억명 이상이 쓰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다. 이들 중 일부만 이른바 ‘페북 코인’을 쓴다해도, 기존 금융시스템은 일대 지각변동을 맞게 된다는 것을 시장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리브라 프로젝트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페이스북은 2018년 4월 코인베이스 이사와 페이팔 부사장 등을 역임한 데이비드 마커스를 영입해 ‘블록체인 사업부’를 출범시켰다. 이 사업부에는 구글페이와 삼성페이 출신 직원들을 포함해 총 40명쯤이 포진돼있다. 미 MIT공대 크립토이코노믹랩(Cryptoeconomics Lab) 교수 크리스천 카탈리니도 최근 여기 합류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그만큼 페이스북이 이번 리브라 프로젝트를 위중하게 취급하고 있단 얘기다.

하지만 특허까지 극비에 부칠 순 없다.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IP제도의 특성상 페이스북의 최신 특허를 분석하면 리브라의 얼개 정도는 넉넉히 어림할 수 있다. 2018년 12월 미 특허청(USPTO)이 공개한 ‘P2B(Peer-to-Business) 전자결제 촉진’이란 특허를 주목한다. 이 특허는 페이스북의 여러 부가 서비스중 페메, 즉 ‘페이스북 메신저’를 리브라 프로젝트의 메인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예를 들어 내 위치를 탐색한 페이스북이 반경내 전자결제 가능한 커피숍이나 식당 등을 거리와 함께 표시해준다. 이후 각종 문의와 주문, 결제, 환불까지 모두 페메 내에서 일괄 처리한다. 이 특허 자체가 소문만 무성했던 ‘모바일 결제시장’에 페이스북이 입성한다는 강력한 시그널인 셈이다.

2018년 12월 공개된 페이스북의 ‘P2B(Peer-to-Business) 전자결제 촉진’ 특허 도면. / 윈텔립스 스마트앵글 제공
최첨단 암호화폐의 플랫폼이 고작 메신저냐는 비아냥이 있을 수 있다. 그럴리 없다는 반론 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특유의 이질감과 불안함을 이미 수십억명이 사용하는 페메의 ‘친숙함’과 ‘익숙함’으로 덧대 상쇄시켜버리고자 한다. 바꿔 생각해보면 메신저만한 지불결제 플랫폼도 없지 싶다.

단순 메신저 기능을 일급 기밀 프로젝트의 핵심 플랫폼으로 삼아버린 자신감. 페이스북의 특허명세서 행간에는 특유의 힘이 느껴진다. 여느 글로벌 IT기업과 달리 첨단 기술을 뽐내거나 유장한 설명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기술의 근간을 바로 ‘데이터’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억 사용자가 매일 자발적으로 생성해내는 정보. 거기서 유효 데이터를 뽑아 또다른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건 페이스북만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지구촌 세계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데이터로 지배하는 페이스북. 이들의 특허에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경동 샌드글래스 랭귀지&콘텐츠본부장은 전자신문 기자와 지식재산 전문 매체 IP노믹스의 편집장, 윕스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현재 SERICEO에서 ‘특허로 보는 미래’를 진행중입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ICT코리아 30년, 감동의 순간 100 ▲ICT 시사상식 등이 있습니다. 미디어와 집필·강연 등을 통한 대한민국 IP대중화 공헌을 인정받아,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인 영국 IAM의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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