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탄압 vs 말도 안되는 소리…허위조작정보 협의체 두고 한국당·방통위 충돌

입력 2019.06.11 16:00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 협의체(이하 협의체) 출범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해당 협의체가 언론탄압을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방통위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 / IT조선 DB
방통위는 11일 정부과천청사 회의실에서 허위조작정보에 관한 바람직한 자율규제 방안 모색위해 학계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방통위는 11일 학계, 언론단체,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위원 명단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위원을 살펴보면 ▲이재경 이화여대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문재완 한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이희정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이재국 성균관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안형준 방송기자연합회 회장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장 ▲진상옥 순천향대 초빙교수(신문방송학과)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이 있다.

방통위는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방안 검토를 위해 정부와 인터넷 기업 관계자를 위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협의체는 인터넷 사업자의 의견을 수시로 수렴할 예정이다.

◇ 한국당, 여권 추천 KBS이사 협의체 위원장 내정 의혹 제기

자유한국당은 협의체가 ‘한국판 분서갱유'라며 반발한다. 이미 업계에서 자율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가짜뉴스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정권 비판 기사에 대한 ‘핀셋 규제’는 언론탄압이고 반헌법적인 일이다"며 "가짜 뉴스를 판단할 법적 권한이 없는 방통위는 자율로 거짓 포장한 강제 규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방통위가 ‘허위조작 정보’ 개념을 규명해 대응수단을 만들겠다고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가짜뉴스’라는 올가미를 씌워 입맛대로 규제를 강행하겠다는 언론 통제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모 언론사에서 이미 방통위의 엠바고 발표가 있기 몇 주 전부터 관련 내용을 취재 중이었는데, 기사를 내보내니 엠바고를 어겼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만약 제보처럼 강형철 KBS 이사가 위원장으로 내정된다면, 여권 입맛에 맞게 협의체를 운영하려는 것이므로 언론 탄압과 마찬가지의 일이다"고 말했다.

강형철 KBS 이사는 2018년 2월 문재인 정부에서 보궐 임명된 여권 추천 이사들 중 한 명으로, 같은해 8월 연임에 성공했다.

◇ 언론 통제·탄압 의혹에 전면 반박

방통위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일방적 의혹 제기라며 언론 탄압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협의체는 허위조작 정보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3월 방통위가 발표한 2019년도 업무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공개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한국당의 논평에 대해 별도의 입장 자료까지 배포했다.

가짜뉴스 신고센터 화면. / KISO 갈무리
고 상임위원은 "정보통신망(온라인) 상에서 타인의 사생활 침해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유해정보'를 근절하는 것은 방통위의 고유 업무 중 하나다"라며 "2018년 실시한 정책연구(인터넷 신뢰도 기반조성 방안) 제안에 따라 민간이 운영을 주도하는 사회적 논의기구(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정책과제 발주부터 위원 추천까지 모두 공식적·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추천 방통위원과도 공유해 추진하고 있다"며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민주적 여론형성을 방해하는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는 미국·유럽·아세안 등 대다수 국가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다루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KBS 이사 내정설과 관련해 "아직 (위원장은) 정해진 바 없으며 의례 추천인사 중 연장자가 우선 순위가 되다보니 (내정됐다는) 오해를 한 것 같다"며 "5월쯤 만들어진 명단이 퍼진 듯 하지만 현재는 명단이 많이 달라졌으며, 위원장은 여야 상임위원 동의 하에 선출된다"고 말했다.

중복 규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KISO는 사업자들만 참여하지만, 협의체는 언론단체·시민단체·학계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한다"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방통위가 협의체 운영을 지원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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