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2핀테크랩 놓고 운영사·입주사 갈등

입력 2019.07.05 06:00 | 수정 2020.10.11 22:23

서울시가 4일 제2핀테크랩을 개소한 가운데 이를 운영 및 관리하는 운영관리업체와 입주사 사이에 논란이 발생했다. 입주사는 운영관리업체가 자사 편의를 따라줄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해 입주를 포기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운영관리업체는 일정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입주사가 주장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고 반박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 A사는 서울시가 조성한 제2 핀테크랩 입주사로 선정됐지만 입주를 앞둔 6월 24일 이를 최종 포기했다.

서울시 제2핀테크랩이 자리한 여의도 위워크./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4일 미국과 홍콩, 싱가폴 등 해외 기업을 포함한 총 14개 기업이 입주한 제2핀테크랩을 개관했다. 여의도 위워크에 자리잡은 핀테크랩에 입주한 기업에는 입주기간 인큐베이팅과 멘토링, 국내 금융사 네트워킹 등을 지원한다. 입주기업은 창업 7년 이내 핀테크 기업 중 1억원 이상 투자유치 실적, 연 매출 1억원 이상, 직원 4인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A사는 이 조건에 모두 부합해 최종 선정된 기업 중 한 곳이었다.

◇ "운영사 편의만 보려했다"

A사 대표인 B씨는 "선정 후 서울시 제2핀테크랩 운영관리 업체인 C사가 자사 편의에 따를 것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C사가 자사 요청에 반드시 대표자 명의 메일을 활용해 응대하고 특히 유선 상 응대는 모두 대표가 직접 해야한다고 공지했다다는 것이다. C사가 정한 1차 컨택 경로는 입주사 대표 휴대전화다.

또 C사는 입주사에 핀테크랩 관련 문의를 할 때 전화보다 메일로 줄 것을 요청했다. 외근과 출장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B씨는 "우리도 외근과 해외 출장이 많다"며 "메일로 당일 안에 서류 제출이나 답변을 요구해도 해외 출장 중엔 시차 때문에 바로 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또 정작 C사측과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A사는 당초 입주 신청 당시 15인실을 요구했다. 하지만 합격 통보 이후 배정된 공간은 8인실이었다.

B씨는 "사정상 그렇게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최소한 우리와 협의나 조정을 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답답해 했다. 또 "이후 문의를 하려고 6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C사 측은 입주기업 대표 프로필과 입주기업 명단, 사진 등을 당일에 바로 메일로 보내라고 요구하거나, 제출 서류를 일일이 링바인더로 엮은 뒤 색인으로 표시해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B씨는 "그동안 수많은 기관에 자료를 제출해봤지만 이렇게 서류 제출 형식을 까다롭게 요구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서류는 보통 운영사에서 정리하고 관리하는데, 결국 자사 행정 편의에 의한 요구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A사가 입주를 포기한 데는 입주조건도 한 몫을 했다. 사업공고 당시 없던 ‘6개월 이후 재평가 조건’이 갑자기 추가되면서다.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6개월 내 재평가 조건까지 맞추는건 운영 상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특히 입주사 직원들의 출석률을 확인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B대표는 해외 출장과 외근이 많아 지키기 힘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입주날짜는 7월 2일로 정해졌지만 B씨는 입주포기 전까지 배정받은 사무공간은 커녕 도면도 미리 볼 수 없었다. 통상적으로 정부 지원으로 공간이 제공될 때는 사전에 입주 공간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입주까지 준비할 기간을 2~3개월 정도 충분히 보장해 준다.

B씨는 "무상으로 사무실을 제공하는데 이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며 "스타트업이라고 쉽게 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 서울시·운영사 "충분히 합리적 절차 거쳤다"

반면 서울시와 운영사는 충분히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C사는 자사 편의만 요구적은 결코 없었다고 반박한다. C사는 B 대표가 주장하는 것들이 억측이라는 주장이다.

C사 한 관계자는 "개소식이 7월4일인데 공사가 6월 28일까지 늦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빠른 입주절차 진행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직원들은 회사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가 직접 연락을 받아 입주에 필요한 결정과 피드백을 빠르게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던 것 뿐이지 반드시 메일로만 연락을 하라는 것은 아니었다"며 "실제로 유선 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업체들도 많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류 바인딩을 요청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에 따라 제출 서류가 100장이 넘는 경우가 있다"며 "수많은 자료를 빠르게 검토하고 각 기업에 결과를 통보하기 위해 서류 정리를 요청했으며, 선정된 기업 모든 곳이 서류를 다 바인딩을 해서 보낸 것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당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는 단 한 번이었다"며 "이는 개소식에 맞춰 배포할 브로슈어에 입주사 대표 사진과 회사 로고, 약력 소개 등 간단한 자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워낙 일정이 촉박한데다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인데 이를 운영사 편의를 위해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출석체크 조건 역시 "다른 기관도 출석은 확인한다"며 "만약 출석조건을 맞추기 힘들면 이를 덜 요구하는 다른 기관으로 입주하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대허 서울시 경제정책실 사무관은 "C사 담당자와 대표 등이 (B씨가 연락을 취했던) 당시 해외 출장 중이어서 통화가 잘 안된 것은 사실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내 재평가를 하겠다고 요구한 조건이 사업지원 당시에는 공지에 없던 것 또한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만 "6월 28일 공사 마무리 이후 사무공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입주사에 안내했다"며 "7월 2일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는 조건도 아니었고 7월 중에만 입주하면 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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