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욱 엔씨소프트 개발실장 "리니지2m 개발 기간은 2년 6개월쯤"
전체적으로 원작 리니지2 느낌 살리면서도 새 콘텐츠·기술 담아
PC·모바일 플레이 연동하는 엔씨소프트 플랫폼 ‘퍼플’, 리니지2m과 동시 출시

"리니지2m은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이기도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차기작이기도 하다"

이는 엔씨소프트 신작 ‘리니지2m’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엔씨소프트는 8일 판교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19년 하반기 출시 예정작인 ‘리니지2M’의 주요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환 개발실 기술감독(TD), 백승욱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개발실 프로듀서, 차봉섭 개발실 예술감독 등 주요 개발팀이 참여했다.

백승욱 개발실장이 리니지2m 개발 배경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오시영 기자
백승욱 개발실장이 리니지2m 개발 배경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오시영 기자
백승욱 개발실장은 리니지2m을 만든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년 6개월쯤 전에 리니지2 모바일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처음 나왔다"며 "한국 게임 역사에서 리니지2가 보여줬던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는 각오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단순한 개발 목표를 세웠다. 모두가 바라지만, 아직 구현할 수 없다고 막연하게 여기던 게임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PC게임에서 즐겼던 게임을 모바일로 옮겨올 수 있는 시대를 직접 앞당기자는 생각이었다.

이후 이성구 프로듀서와 김남준 프로듀서는 차례로 게임의 기술력과 콘텐츠에 대해 설명했다. 개발팀은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그래픽 측면에 공들였다.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한계로 꼽히던 그래픽 품질과 카메라 시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리니지2m은 자유로운 시점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3D게임에서 많이 채택하는 숄더뷰는 물론 이용자 간 대규모 전투, 보스전을 진행할 때 쿼터뷰로 전환할 수도 있다. 쿼터뷰 시점 내에서도 위, 아래 조절은 물론, 최대 2배까지 카메라 시점을 멀리 잡고 전황을 살필 수도 있다.

숄더뷰 시점은 1:1전투에서 유용하다. 대상을 중심으로 화면이 이동한다. /오시영 기자
숄더뷰 시점은 1:1전투에서 유용하다. 대상을 중심으로 화면이 이동한다. /오시영 기자
기술적 측면으로는 구역, 채널의 경계가 없는 ‘심리스 오픈월드’와 이용자 등 오브젝트 사이의 ‘충돌 효과’를 구현했다. 이에 더해 영지 보스에 인공지능(AI)를 탑재해 몬스터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전체적으로 원작 PC게임인 ‘리니지2’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이고 모바일 환경에 맞는 콘텐츠를 담으려 노력했다. ‘리니지m’이 원작 PC게임 ‘리니지’와는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클래스·전직 시스템의 경우, 리니지2에서 다채로운 무기 기반 클래스와 종족이 등장했던 점을 계승했다. 다만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하게 바꿨다. 이용자는 5개의 종족과, 6개의 무기 중 하나씩 선택해 1차 클래스를 선택한다. 이후 캐릭터의 성장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직한다.

새 무기 기반 직업도 있다. 리니지2m은 새 무기인 ‘오브’를 선보인다. 힐러는 물론 딜러 역할까지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래스다. 혼자서도 충분히 레벨을 올려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하이브리드 무기인 ‘오브’는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새 콘텐츠다. /오시영 기자
하이브리드 무기인 ‘오브’는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새 콘텐츠다. /오시영 기자
원작 리니지2는 파티플레이 중심 게임이므로, 혼자 즐기기 어려운 직업이 있었다. 개발팀은 모바일 환경에 맞춰 모든 직업이 혼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전투적 능력을 보강했다. 원작에서 등장했던 스킬을 강화하고 새 스킬을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원작에서는 거대 혈맹(이용자 집단)의 횡포로 인해 일부 콘텐츠를 즐길 수 없었던 상황도 많았다. 개발팀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바로 ‘자리체 이벤트’다. 필드 곳곳에서 몬스터와 보스가 무작위로 등장해 근처의 이용자가 이를 사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남준 엔씨소프트 프로듀서는 "자리체 이벤트는 무작위 시간·지역에서 발생하므로 거대 혈맹이 통제할 수 없는 콘텐츠다"며 "이 덕에 이용자는 라인 세력(게임 내 유력 혈맹)에 들어가지 않아도 ‘마검 자리체’등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니지2m은 기본적으로 30여종 넘는 다수의 보스를 월드 전역에 마련했다. 이를 사냥해 희귀한 아이템을 얻는 MMORPG 장르 특유의 재미를 구현했다.

기본적인 분배 시스템은 리니지2와 같다. 다만 개발팀은 파티원이 모두 열심히 보스를 공략했는데 아이템을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보스를 잡으면 파티원과 공유하는 퀘스트를 드롭하는 ‘신탁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를 완료해 개인이 보스 전리품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엔씨소프트는 원작에서 클래스를 대표하던 원작 무기의 외형을 재해석해 선보인다. 싸울아비 장검, 크리스탈 단검, 크리스탈 지팡이, 포가튼 블레이드 등 ‘국민무기’부터 ‘고급무기’에 이르는 아이템을 새 외형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강화 단계에 따른 이펙트를 추가해 다른 이용자 앞에서 아이템을 뽐낼 수 있도록 했다.

원작의 ‘국민무기’ 싸울아비 장검의 외형을 재해석한 모습. /엔씨소프트 유튜브 채널

리니지2m은 리니지 지식재산권 특유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을 채택했다. 아이템 강화 등으로 이용자가 고급 아이템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리니지2m 제작진은 ‘하이 리스크’를 다소 완화하는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남준 프로듀서는 "전작에서는 반복된 실패 탓에 적지 않은 박탈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도한 실패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으로, 게임 내에서 이를 위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의 과금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명예의 상징’인 와이번 탈것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김남준 프로듀서는 "리니지2m은 ‘명예’를 팔지는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하는 행사에서 진행한 기자단과 개발팀의 질문과 답변 중 일부다.

(왼쪽부터) 김환 기술감독, 백승욱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개발실 프로듀서, 차봉섭 개발실 예술감독. /오시영 기자
(왼쪽부터) 김환 기술감독, 백승욱 개발실장,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 김남준 개발실 프로듀서, 차봉섭 개발실 예술감독. /오시영 기자
―쟁쟁한 경쟁작이 출시일을 차례로 밝혔다. 이를 의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출시일은 언제인가.

(이성구 총괄 프로듀서)출시일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 오늘과는 다른 자리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이를 발표할 것을 고려하는 중이다. 다만 절대로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달빛조각사, V4 등 경쟁작의 경우,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론칭하는데, 우리는 경쟁작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자유로운 카메라 시점을 강조했는데, 이에 알맞은 조작 방식이 있나.

(김남준 프로듀서)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이동과 시점 전환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어렵다.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대상 설정(Targeting)’이었다. 리니지2m에서는 ‘스캐닝 기능’을 선보인다. 적을 드래그하면 거리, 우선순위 판단해 공격하게 된다. 화면에 보이는 어떤 지역에 드래그를 해도 그 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의 조작감을 개선했다.

리니지2m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점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제작진은 게임 시점을 이 화면의 2배만큼 멀리 잡아 전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영 기자
리니지2m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시점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제작진은 게임 시점을 이 화면의 2배만큼 멀리 잡아 전황을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영 기자
―리니지2m의 최대 경쟁자는 리니지m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게임을 꺾을 자신이 있나.

(이성구 프로듀서)개발 시작 시점부터 이를 의식했다. 당연히 1등을 하고 싶긴 하다. 리니지m은 이미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매출 1위를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 리니지m이 1위를 했으니, 우리가 이를 이겨야한다는 압박감도 없다.

다만, 리니지m을 서비스하며 얻었던 노하우와 피드백을 활용해 이용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겠다는 목표가 있다.

―영지 보스에 AI를 탑재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

(김환 TD)AI가 프로그래머나 기획자가 계획하는 대로 정확히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어려웠다. 아직 학습하는 단계다. 다만 출시 이후 플레이를 많이 할수록 더 나은 모습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니지2m은 요구 성능이 높은 게임인데, 글로벌 서비스할 때 이를 완화할 계획이 있나.

(이성구 프로듀서)한국의 경우 고성능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르지만, 해외 상황은 달라 걱정하시는 분도 많다. 개발팀은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사양과 데이터 부분에서 타협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든다. 다만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구글, 삼성, 애플 등 고성능 기기를 선보이는 기업과 협업을 논의하는 중이다. 출시 시점에는 이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리니지2m 플레이 화면. /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2m 플레이 화면. /엔씨소프트 제공
―모래바람 같은 입자도 충돌 시스템 구현에 포함했나.

(백승욱 개발실장)아직은 오브젝트와 오브젝트의 충돌 구현하는 단계, 쭉 서서 적의 침입을 막는 그림 생각했다. 이 점도 구현하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PC, 모바일 게임 플레이 연동하는 ‘퍼플’은 언제 출시하나.

(이성구 프로듀서)리니지2M과 동시에 출시한다. 한 유저가 다른 계정으로 PC와 모바일에서 각각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리니지’라는 좋은 지식재산권을 관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이성구 프로듀서)오랜 시간 서비스한 전작의 정신을 계승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전투가 없는 게임은 MMORPG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생각을 지속해서 지키는 것이 지식재산권을 굳건히 만드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