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스마트폰을 일시불로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2018년 이후 이통3사가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4대 중 3대의 가격은 100만원을 넘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할부 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가는 할부수수료 부담이 상당하다. 2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의 경우 24개월간 14만~15만원을 지불해야 해 주의해야 한다.

1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구입시 발생하는 할부수수료는 원금의 5.9%다. 24개월 기준으로 매달 단말기 가격을 조금씩 갚아 나가는 개념으로, 매달 할부수수료가 조금씩 줄어든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 IT조선 DB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 IT조선 DB
최신 유행하는 5G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90이지만, 출고가격은 LTE 단말기 시절 플래그십 제품 가격에 육박하는 89만9800원이다. LG전자 V50씽큐가 119만9000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5G 124만8500원, 갤럭시S10 5G 143만원, 갤럭시노트10플러스 5G 149만6000원이다. 가장 비싼 갤럭시폴드5G는 239만8000원에 달한다.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2개월이나 24개월 약정을 통해 단말기의 출고가를 일부 할부받는 공시지원금 방식과 매달 통신료의 25%를 할인 받는 선택약정할인 방식이 있다.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단말기 가격을 약간 낮출 수 있지만, 약정 기간 동안 선택약정할인을 통해 할인받는 요금 할인 총액보다 비싸다. 최근 소비자들은 선택약정할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보통 24개월 할부 방식으로 구입하는 만큼 5.9%의 할부수수료가 발생한다. 금액이 적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5G 단말기 구매자가 납부하는 2년 총액은 적게는 3만원대에서 많게는 15만원에 달한다.

할부수수료는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선택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 공시지원금은 단말기 가격을 할인하는 것이고 선택약정할인은 요금을 할인하는 것이어서 선택약정할인의 할부수수료가 더 많다.

이통3사의 24개월 약정 8만원대 요금제 기준 제품별 할부수수료 평균 금액은 ▲갤럭시폴드5G 14만505원(15만147원, 이하 괄호안 금액은 선택약정할인 선택시 할부수수료) ▲갤럭시노트10플러스 5G 7만4531원(9만3670원) ▲갤럭시S10 5G는 6만4075원(8만9537원) ▲갤럭시노트10 5G 5만9034원(7만8173원) ▲LG V50 씽큐 4만9611원(7만5074원) ▲갤럭시A90 5G 3만4133원(5만6340원) 등이다.

국회는 19대 당시 스마트폰 할부수수료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고, 이통3사는 카드사와 손잡고 할부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별도의 제휴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일부 국민은 홍보 부족으로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성토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씨(36, 남)는 "평소 IT에 관심은 많다는 말을 듣지만, 할부수수료에 대한 얘기는 최근 5G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알게 됐다"며 "2년간 5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부당한 일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5G 스마트폰 구매자 김씨(43, 남)는 "기존에 쓰던 카드가 있는데, 할부수수료 때문에 연회비 내는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며 "이통사가 수수료를 알아서 면제해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할부수수료율이 높은 것은 보증보험료 영향이 크다"며 "이통사가 할부수수료를 수익으로 잡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