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2020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보여주기보다는 제품 간의 연동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이런 연동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적인 가치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많았던 것 같다. 겉보기에는 볼 게 없었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10년인 2020년대를 맞이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패러다임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로봇을 만들고, 현대차가 비행체를 개발하며, 도요타는 도시를 건설하는 등 기존의 시각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을 펼치면서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CES에 전시해봤자 1년만 지나면 중국 업체들이 어김없이 카피해서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니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TV 위주의 커머디티(Commodity) 제품에서 탈피해 폴더블용 OLED, 사이니지(Signage),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틈새(니치) 마켓에 주력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사이니지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는 특성상 microLED 혹은 OLED와 같이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고 있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에도 용이하다. 이번 CES에서 마이크로 LED는 대형 TV를 비롯해 옥외 사이니지, 자동차의 리어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되고 있음이 확인됐고, 자동차용 OLED는 디자인의 유연성이 강조되므로 향후 5년 후 수십 인치 크기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런 변화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영원할 줄 알았던 인텔의 왕조가 무너지고 있다. 인텔이 주름잡던 CPU 시장은 AMD가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고, 새로운 기회가 무궁무진한 자동차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퀄컴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퀄컴은 이번 전시에서 스냅드래곤 라이드(Snapdragon Ride) 플랫폼을 발표하며, 자동차용 제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인텔이 한발 앞서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 성숙된 시장이 아니므로 퀄컴에게 충분히 기회가 있다. 언제나 1등이었던 인텔, 과연 10년 후에도 1등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는 것은 이 시장에도 큰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