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PC·모바일게임에 이어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선언했다. 최근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게임을 개발하는 한국 게임 기업이 부쩍 늘었는데, 엔씨소프트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새 장르 게임을 포함한 콘솔 게임 다수를 준비한다"며 "나날이 성장하는 세계 콘솔게임 시장이 엔씨소프트의 새 무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IT조선 DB, 편집=오시영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IT조선 DB, 편집=오시영 기자
엔씨소프트는 연내 테스트를 목표로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프로젝트TL’을 개발 중이다. 애초 프로젝트TL 첫 테스트 시기는 2019년말이었지만, 게임 퀄리티를 위해 시간을 더 쓰겠다며 한 차례 테스트 시작 일정을 미뤘다. 이 게임은 ‘다음 세대를 위한 리니지’라는 모토로 콘솔은 물론,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형태로 개발 중인 게임이다.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는 보스턴 게임쇼 ‘팍스 이스트 2020’에서 미국 게임사 하모닉스가 제작한 콘솔·PC 플랫폼 리듬게임 ‘퓨저’의 시연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한 관계자는 "공개된 것은 퓨저와 프로젝트TL 뿐이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훨씬 많은 콘솔게임을 개발한다"며 "김택진 대표가 새 장르를 언급했는데 이는 엔씨소프트가 기존에 선보이지 않았던 장르를 의미하는 말로, 대표적인 것이 퓨저다"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콘솔게임에 집중하려는 것은 특히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9년 세계 게임 시장 전체 중 25%를 콘솔게임이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에 따라 게이머가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르다"며 "서구권은 콘솔게임을 선호하고 한국은 PC, 일본은 같은 아시아권 국가지만 콘솔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는 콘솔 외 플랫폼 게임으로도 해외를 공략할 뜻을 밝혔다. 그는 2019년 11월 27일 출시해 ‘대박’을 터뜨린 리니지2M에 대해서 "차별화한 기술력으로 모바일 MMORPG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을 세계 시장에 이식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중"이라며 "2020년에는 세계 시장 진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리니지2M을 시작으로 다수 신작 게임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외부 환경이 어려울수록 엔씨소프트는 기본에 충실해 좋은 콘텐츠, 뛰어난 기술력으로 묵묵히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