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글로벌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처음 등장 이후 10년 만에 완전히 환골탈태한다. 대대적인 비주얼 개선으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17일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의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17일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의 베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최근 웹 브리핑을 통해 RTX 기술로 비주얼을 일신한 마인크래프트의 새로운 베타 버전을 16일(현지시각, 한국 기준 17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RTX는 엔비디아의 튜링(Turing)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RTX 20 시리즈 GPU(그래픽카드)에서 지원하는 실시간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및 관련 기술의 총칭이다. 3D 그래픽 기반 콘텐츠 내에서 광원과 그에 따른 그림자, 반사광 등의 효과를 현실에 가깝게 재현, 콘텐츠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매우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 후 편집 등에서만 적용할 수 있었던 작업 등에서만 가능했던 광원 처리를 전용 연산 코어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동일한 마인크래프트 맵에서 RTX 기능을 적용하기 전(사진 위)과 적용한 후의 모습. / 엔비디아 제공
동일한 마인크래프트 맵에서 RTX 기능을 적용하기 전(사진 위)과 적용한 후의 모습. / 엔비디아 제공
투박한 그래픽에 ‘현실감’ 더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

RTX 기술을 이용하면 현실적으로 조금 어색해 보이는 게임 속 화면도 마치 실제 현실을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처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아직 이를 지원하는 게임이나 콘텐츠의 수는 많지 않지만, 소위 ‘대작’으로 불리는 AAA급 게임 타이틀을 중심으로 RTX 지원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마인크래프트는 2019년 말 기준으로 모든 플랫폼에 걸쳐 누적 판매량만 1억7600만 장을 돌파한 글로벌 인기 게임이다. 지난해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19를 통해 RTX 지원 게임 중 하나로 소개되어 처음 데모 영상이 공개됐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미정으로, 2020년 봄에 선보인다는 언급만 있었다.

RTX가 적용된 마인크래프트의 기본적인 게임 내용이나 플레이 방식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달라지면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나 다름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강조한다.

제한된 색상과 눈에 확 띄는 굵은 도트(dot)로 과거 8비트(bit) 게임의 감성을 강조하던 투박한 그래픽이 현실에서 직접 블록을 조립해 만든 듯한 사실적이고 생생한 화면으로 탈바꿈한다. 같은 지형과 장소, 늘 봐왔던 구조물이나 건물, 아이템 등이 완전히 새롭게 표시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RTX 기술은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전혀 다른 새로운 그래픽 경험을 제공한다. / 엔비디아 제공
RTX 기술은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전혀 다른 새로운 그래픽 경험을 제공한다. / 엔비디아 제공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는 윈도10 단독으로 제공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의 베타 버전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마인크래프트의 윈도10 버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 기존 윈도10용 마인크래프트를 구매하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무료로 RTX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콘솔이나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용 마인크래프트로의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이는 RTX 기술이 하드웨어적으로 매우 높은 처리 성능을 요구하고, 현존하는 콘솔 및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이를 구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 베타는 윈도10용 버전에서만 선보일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 베타는 윈도10용 버전에서만 선보일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밝힌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의 요구사항은 현재 40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 중인 ‘지포스 RTX 2060’ 이상의 그래픽카드다. 완전히 달라진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한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로 게임 화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높이는 DLSS(딥 러닝 슈퍼샘플링) 2.0 기술도 적용됐다.

엔비디아는 베타 버전 출시와 함께 게이머들이 달라진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바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미리 제작한 6개의 RTX 적용 맵을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일반 플레이어도 직접 RTX 기술을 활용한 맵이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전용 툴도 선보인다.

베타버전 출시와 더불어 6개의 RTX 대응 맵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베타버전 출시와 더불어 6개의 RTX 대응 맵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 엔비디아 제공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RTX 기술’ 대중화 물꼬 트나

기존 RTX 지원 게임들은 처음부터 최상급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거나, 일반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특정 장르(주로 FPS) 및 마니악한 스토리 및 배경을 가진 타이틀로 치중되어 있었다. 기술력을 과시할 수는 있어도 대중의 본격적인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았다. RTX 지원 그래픽카드의 비싼 가격도 보급 및 확산의 걸림돌이었다.

반면, 마인크래프트는 앞서 언급한 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글로벌 인기 게임이다. RTX 기술에 관심 없던 대다수 일반 게이머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이날 웹 브리핑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선택한 이유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게임이자, 가장 극명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같은 최신 광원 처리 기술을 기존 그래픽카드와 게임 개발자들이 더욱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차세대 기술 표준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는 ‘다이렉트X 레이트레이싱(DXR)’이 그중 하나다. 그만큼 이번 RTX 지원 마인크래프트의 베타버전 출시는 그간 도입 및 확산이 더뎠던 RTX기술의 확산 및 대중화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