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불필요한 다크 데이터(Dark Data)로 인해 배출될 이산화탄소가 580만톤에 이른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자동차로 지구를 57만5000바퀴 돌았을 때 나오는 배출량이다. 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야 디지털화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베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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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보호 기업 베리타스는 세계 기업이 저장하고 있는 다크 데이터 환경 비용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다크 데이터는 저장하고 있으나 내용이나 가치가 확인되지 않은 데이터를 말한다.

베리타스는 기업이 저장하는 평균 데이터의 52%는 다크 데이터라고 주장했다. 이는 데이터 스토리지 전력 소비와 관련한 산업 데이터와 이산화탄소 배출 관련 데이터센터 산업 데이터, 베리타스 데이터 버그 보고서로 산정한 수치다.

베리타스는 "그 동안 다크 데이터로 소모되는 비용 언급됐지만 환경 비용은 간과됐다"며 "기업이 데이터 관리 방안을 바꾸지 않으면 다크 데이터는 5년 내 현재보다 4배 많은 91제타바이트(ZB)로 급증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베리타스는 다크 데이터 급증이 관련 인프라를 운영하는 데 드는 에너지 소비도 높인다고 강조했다.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를 보관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다크 데이터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약 2020억5000만㎡의 산림이 필요하다.

조원영 베리타스코리아 대표는 "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고자 노력하지만 다크 데이터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다크 데이터가 80여개 국가가 각각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하고 있어 심각한 환경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리타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로부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이 데이터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 데이터를 식별해 데이터센터에서 다크 데이터를 제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베리타스는 이를 위해 모든 데이터 저장소를 파악해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색과 데이터 인사이트 확보를 자동화하고 다크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를 최소화하는 등 통제와 컴플라이언스 표준 준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원영 대표는 "다크 데이터 식별과 불필요한 데이터 삭제는 기업의 도덕적 의무다"라며 "향후 가장 많은 데이터 비중을 차지할 사물인터넷(IoT) 기기 생성 데이터에 맞는 스토리지 정책을 수립하는 등 데이터 문제 해결에 IT 산업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렴하다는 이유로 클라우드에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동영상과 사진, 이메일을 보관하는 일반 사용자도 올바른 데이터 관리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에서 저장되는 데이터양은 2018년 33ZB에서 2025년 175ZB로 5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