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멈췄던 자동차 제조 공장들이 속속 재가동하며 하반기 높은 전기차 수요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연장에 따른 중국 내 판매량 증가 전망과 테슬라 모델3 가격 인하, 폭스바겐 전기차 ‘ID3’ 출시 등이 수요 확대 요인이다. 하반기 전기차 판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자 배터리 업계도 웃음꽃을 피운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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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률 회복과 중국 전기차 보조금 연장, ‘전기차 수요 확대’ 이끌어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실시한 자동차 브랜드별 공장가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4월 중순 28.8%였던 공장 가동률이 이달 19일 기준, 83.5%까지 회복됐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와 르노의 가동공장 비율이 100%를 기록했으며, 토요타(95%), 벤츠(92.3%), BMW(90.9%), 혼다(90.5%) 등도 90%대로 가동률을 회복했다. 조사 대상국에서 총 16개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의 가동공장 비율은 93.8%까지 회복됐다.

5월 중순부터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BMW, 벤츠 등 일부 브랜드가 공장가동을 재개해 전체 가동공장 비율은 5월 말까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공장 가동률을 완전히 회복한 테슬라가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이어진다.

폭스바겐은 테슬라 모델3를 겨냥한 전기차 신모델 ‘ID3’를 여름 출시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ID3는 보조금을 고려하면 동급 내연기관인 골프 대비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어서 출시할 전기 SUV ‘ID4’는 상품성이 더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어 "최근 유럽에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지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데 친환경 흐름과 중장기 산업 경쟁력을 감안할 때 이런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연장도 수요 확대를 이끌 전망이다. 당장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주력 모델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는 30만위안(약 5000만원) 이상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모델 3 스탠더드 가격을 30만위안 이하로 인하했다. 여기에 롱레인지 모델도 최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자 가격을 추가 인하했다. 테슬라는 향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세그먼트인 전기 SUV(모델 Y)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박연주 연구원은 "기존 자동차 업체는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책정과 점유율 확대 정책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폭스바겐은 중국 현지 파트너들과 MEB(Modular Electric Drivematrix) 플랫폼에 기반한 전기차를 대거 판매할 예정이고, BMW는 전기 SUV인 iX3와 보급형 모델인 i4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는 확대될 전망이다.
외신은 유럽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전기차 부양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탄력받은 전기차 수요, 배터리도 동반 상승

하반기 전기차 수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인 가운데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은 "코로나19로 인해 내연기관 자동차 성장률은 연초 전망보다 더 떨어지겠지만, 전기차는 영향 없이 예상대로 상승할 것"이라며 "유럽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이 전혀 없고 중국 수요도 급증할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어 "국내 배터리 3사와 소재사들이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위기의 돌파구로 삼아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하반기 더 많은 기업이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배터리와 소재 시장은 전기차와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