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디지털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 주장이 나왔다.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는다고도 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 사회가 가진 잠재력이 충분하니 규제를 풀고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IT조선과 만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귀한 백신을 코로나19가 가져왔다"며 "이걸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노창호 PD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노창호 PD
코로나19 사태가 변화를 앞당겼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콘텐츠 이용자가 늘고 은행 대신 스마트폰 뱅킹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다. 과거에는 낯설고 귀찮아서 이용하지 않던 이들도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접근하게 됐기 때문이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 시대다.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최 교수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미국 IT 기업 주식을 예로 들었다. 온라인 생활과 연결된 이들 기업의 서비스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 중이다. 한국 네이버나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최 교수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유명 기업의 시가총액을 다 더하면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것보다 크다"며 "애플의 미래가 한국 코스피 전체보다 더 낫다고 판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정부와 기성세대의 변화를 강조했다. 기존 상식에 기댈 게 아니라 변화에 발맞춰 법, 제도를 고쳐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규제가 기존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다 보니 청년들이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고도 했다.

최 교수는 "우버, 타다 등 신산업에 대한 규제는 젊은 세대에게 ‘도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규제는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아서 윗물을 지키는 것일 뿐, 그럼 황무지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능성을 보라고 당부했다. 혈연, 학연, 지연, 시스템과 자본이 필요 없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과거 만화가들은 유명 작가 밑에서 배웠지만 이제는 웹툰을 택한다. 새로운 일자리도 생긴다. 미국 유명 백화점이 사라지는 대신 아마존이 뜨는 식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노창호 PD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노창호 PD
최 교수는 "최고 엘리트인 방송국 PD들이 만드는 교육 방송 콘텐츠 시청률이 0%대에 머무른다는 게 대한민국의 민낯"이라며 "제대로 하려면 보람튜브 등 유명 유튜버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를 풀고 산업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하면 우리는 잘할 수 있다"며 "다른 건 다 경쟁력이 있는데 (과거에 대한) 고집과 규제가 문제다"고 했다.

새 시대 경쟁력은 ‘실력’과 팬덤’이다. 사람들에게 선택받을 만한 중독성과 공감대 형성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1등 타이틀을 고집하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고 했다. 1등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팬덤을 형성해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방탄소년단(BTS), 핑크퐁 아기상어 등 성공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 문화에는 잠재력이 있다"며 "이제는 콘텐츠 산업을 넘어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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