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공공배달앱, '배민' 독과점 깨나

입력 2020.07.30 06:00 | 수정 2020.07.30 13:42

독과점 논란이 뜨거운 배달앱 시장에 공공배달 앱이 대거 등장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독과점과 수수료 문제를 지적하며 앱 개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일부 기업이 독점한 국내 배달앱 시장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주식회사와 NHN페이코 컨소시엄은 공공배달앱 시범 지역으로 화성·오산·파주시 등을 선정하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 의견을 수렴해 10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연내 공공배달앱 출시를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지자체는 경기도를 비롯해 부산 남구, 서울 광진구, 경남 양산 등 10여 곳이 넘는다. 전북 군산과 인천 서구는 이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클릭아트
지자체가 잇따라 공공배달앱을 개발하고 시장 공급에 나선 배경에는 시장 독과점 해소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수년 간 규모를 키운 배달앱 시장을 선점한 데다가 2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독과점 체제가 됐다. 1위인 배민과 2·3위인 요기요·배달통이 사실상 같은 회사가 되는 상황인 셈이다. 세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9% 달한다.

이에 대부분의 공공배달 앱은 ‘착한 배달앱’을 앞세우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중개수수료는 ‘0% 수준’으로 낮추고 이용자에게는 지역화폐를 연동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방안을 거론한다. 홍보·마케팅에는 지자체 예산을 투입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배달앱은 수수료, 광고비 등 요구하는 비용이 많아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였지만 공공배달앱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군산 ‘배달의 명수’ 같은 선례도 있고 특히 경기도 사업에는 NHN페이코 같은 대기업이 참여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공공배달 앱 실행 지역에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배달의명수는 7월 20일 기준 이용 건수는 12만2857건, 주문금액은 29억3107만원을 달성했다. 주문 고객 10건 중 3건은 배달의명수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공공배달 앱이 전면에 내세운 0%에 가까운 수수료는 시장 구도를 흔들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시장조사업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수료를 이유로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3위 사업자인 배달통이 배달앱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쿠팡이츠와 위메프오에 내줬기 때문이다. 배달통은 올해 1월 51만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쿠팡이츠와 위메프로 두 서비스를 합친 40만 MAU보다 높았다. 하지만 6월 기준 쿠팡이츠는 55만 MAU로 증가했다. 배달통은 26만 MAU로 줄었다. 위메프오는 38만 MAU를 기록했다.

배달통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쿠팡이츠와 위메프오 이용자 수가 늘어난 건 수수료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건당 1000원 프로모션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펼쳐왔다. 위메프오도 최근 서버 비용만 내면 중개 수수료를 없애주는 제도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이용자 충성도는 낮은 편으로 수수료에 따라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며 "공공배달앱이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면 민간 배달 앱은 결국 무리해서라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직 앱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상인과 이용자가 많은 상태란 점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공공배달앱이 지역 소상공인 위주로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련업계는 공공배달앱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여주기식’ 성과주의로 흐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난립하는 지역화폐를 예로 들며 "앱 개발부터 운영, 사용자 모집까지 다 비용이 드는데 지역별로 우후죽순 자체 앱을 만들다보면 당초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자체장이 바뀌거나 해도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