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반도체 사재기에 전세기 투입…가격 일시 급등

입력 2020.09.14 09:39 | 수정 2020.09.14 10:57

중국 화웨이가 대만에 전세기를 보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15일부터 반도체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자 막판 재고 확보에 나선 것이다.

13일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 산하 반도체 설계사 하이이실리콘이 최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화물용 전세기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비행기에 싣는 화물은 대만 반도체업체 TSMC가 생산한 최신 ‘기린 9000’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화웨이 로고/ 화웨이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업체다. 이 회사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14%에 달한다.

자유시보는 "화웨이는 전용 화물기를 한 번 띄우는데 700만 대만달러(2억8300만원)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 제재를 앞두고 화웨이로 대량 공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2021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며 공급 중단에 대비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주요 공급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부터 재고를 대량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시적 매출 증가로 공급선을 다변화 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미 상무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허가 승인 요청을 한 상태다. 미 정부가 승인하면 공급이 가능하지만 미중 갈등을 지속하는 분위기에서 당분간 공급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가 재고를 끌어모으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모양새다.

13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D램의 10일 기준 현물가는 2.93달러로 8월 초 대비 12% 상승했다. 6월 이후 첫 3달러 재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D램익스체인지는 "15일 미국 추가 제재에 대비해 화웨이가 반도체 재고를 쓸어담고 있다"며 "D램 현물가격이 최근 오른 이유는 화웨이 사재기 영향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의 상승세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가 강화되는 시점인 14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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