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부동산 서비스를 둘러싼 네이버와 공정위 싸움, 그 결과는

입력 2020.09.25 15:52

공정거래위원회가 9월 6일 네이버에 10억3200만원의 과징금 부과처분과 시정조치명령을 내렸다.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업체들과 배타조건부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업체들이 카카오에 부동산 확인매물 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법률(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 전단, 동 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봤다. 동시에 불공정거래행위 중 구속조건부거래행위(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 전단, 동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1의2 7.구속조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제1차 제휴시도와 제2차 제휴 시도가 있었다.

카카오는 2015년 2월쯤 네이버와 이미 제휴된 8개 부동산 정보업체 중 7개 업체와 매물 제휴를 추진하려고 했다. 그 때 네이버는 부동산정보업체로 하여금 확인매물정보를 더 이상 제공할 수 없도록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부동산 정보업체는 확인매물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와 부동산 정보업체 사이 제휴도 무산됐다.

2017년 초 카카오는 다시 부동산 114와 업무제휴를 시도했다. 네이버는 확인매물 정보 및 부동산 매물검증센터에 검증을 의뢰한 매물정보에 대해서 3개월 간 제3자 제공을 금지하겠다고 해당 업체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114는 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조항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다. 네이버는 거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2번의 제휴시도에도 불구하고 제휴를 하지 못한 카카오가 매물량과 매출이 급감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와 부동산정보업체 간 계약으로 인해 카카오가 또다른 부동산정보제공 서비스를 하지 못했다고 봤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은 네이버가 독자 개발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공정위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인매물 정보 역시 지식재산권 보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공정위 처분은 부당하고 행정소송 등을 통해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확인매물 검증시스템이란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한 매물정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거래가능한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확인매물 검증센터는 검증 의뢰가 들어온 매물과 관련해 매도의뢰인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자필로 서명한 매물 거래 홍보확인서를 확인한 후 진성 매물로 판단되었을 때에만 ‘확인매물’이라는 표시를 부착한다.

네이버는 이 확인매물 표시가 붙은 매물만 취급했다. 이 확인매물검증시스템은 네이버가 개발한 것이다. 이를 위해 수십억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네이버는 다른 부동산정보업체에 공동개발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서 검증에 드는 비용을 부동산 정보업체가 부담했기 때문에 확인매물 정보를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봤다. 하지만 네이버는 해당 시스템을 기획하고 구현한 건 네이버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가 확인매물 검증 시스템과 관련해 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더라고 검증 결과 산출물인 확인매물 정보 자체가 저작권법, 특허법, 실용신안법 등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가공된 정보인 확인매물 정보를 경쟁사에게 반드시 제공해야하는지는 문제될 수 있다.

확인매물로 확인받은 정보는 부동산 정보업체의 원천 정보를 기반으로 네이버가 구축한 처리 시스템에 따라 처리를 거친 가공된 정보다. 가공된 정보에 대해 어느정도 네이버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할 수 있어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가공 비용은 네이버가 아니라 부동산정보업체가 부담했다. 아마도 네이버는 정확한 정보만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검증비용은 정보업체가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가능하다. 비용을 정보업체가 냈다면 결과물은 정보업체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비가 들었다고 해도 정보처리를 위한 비용을 받았다면 개발에 소요된 비용은 회수했을 것이다. 서비스 이용자 수도 많아지면서 광고비 수익이나 여러 가지 수익도 회수했을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서 확인매물 서비스를 할 수 없었는가 하는 문제다.

수익이 많이 나는 모델이라면 네이버가 구축한 시스템의 결과물을 얻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직접 개발할 수도 있는 것인데 하는 의문이다. 공정위가 밝힌 사실관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제3자에게 원천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제약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네이버는 카카오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러한 행위를 했으므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번 공정위와 네이버, 카카오의 부동산 서비스 문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문제가 많은 사안이다. 플랫폼에서 발생되는 경쟁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볼 것이냐, 시장점유율을 평가할 때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냐, 정보를 가공했을 때 결과물은 누구의 소유로 보아야 하느냐. 처리 방식을 고안한 사업자에 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이 존재하느냐 등등의 문제다. 앞으로 법원에서 어떻게 판단할지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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