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크래프톤 구세주 될 '엘리온’ 개발자들 말·말·말

입력 2020.10.28 16:38 | 수정 2020.10.29 09:27

"엘리온으로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대를 다시 열겠다"

카카오게임즈가 27일 온라인에서 개최한 엘리온 기자 간담회에서 조계현 대표가 한 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엘리온 출시일을 12월 10일로 소개하고 게임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최근 게임 시장의 무게추가 PC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기울며 PC MMORPG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엘리온은 ‘로스트아크’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PC MMPRPG 대작이어서 게임 이용자와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의 모습 / 오시영 기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인사말에서 "블루홀의 창업 비전은 MMORPG 제작의 명가였다. 이 비전은 크래프톤이 처음 생길 때부터 함께한 근원이라고 볼 수 있다"며 "창작 열정, 타협하지 않는 장인 정신으로 테라, 배틀그라운드를 이은 흥행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두인 블루홀스튜디오 대표 "엘리온은 2011년 출시한 테라 이후 블루홀이 2번째로 시도하는 MMORPG다"라며 "테라에서 MMORPG에 논타겟팅 액션을 접목했던 노하우를 담았고, 전투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세워 진영전, 클랜전 등 PVP 콘텐츠를 즐기거나 낚시, 주택(집 꾸미기), 무역 등 소소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온은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에 중요한 의미 있는 대작

엘리온 출시일 공개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엘리온은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첫 대작 출시로 주가를 견인해야 한다. 9월 10일 상장 이후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4만8000원으로 결정된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성해 주가가 8만1100원까지 뛰는 이른바 ‘따따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거듭 하락했다. 28일 종가는 4만4650원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개발력을 입증해야 한다. 2017년 출시해 세계에서 흥행 신화를 쓴 ‘배틀그라운드’ 이후 뚜렷한 흥행작이 없다. 최근 매출을 견인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2018년 5월 출시)은 중국 거대 기업 텐센트와 공동개발했다. 장병규 의장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테라 히어로(3월 출시)’도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아이온’ 만들었던 김형준 PD 영입 후 장기간 개발
이용자 혹평 받은 후 게임 제목부터 주요 콘텐츠까지 뜯어고쳐

엘리온은 2014년 1월 아이온을 개발한 김형준 PD가 개발 중이라고 알려진 이후, 2017년 지스타에서 공중 전투를 핵심 콘텐츠로 하는 ‘에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했다.

이 게임의 이름은 원래 ‘에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애초 이름에 걸맞게 공중전 요소를 강조했으나, 2019년에 진행한 비공개 테스트 때 이용자 혹평을 들은 이후, 2020년 4월에는 게임 이름부터 ‘엘리온’으로 전면 수정했다. 차별 포인트로 내세웠던 공중전의 비중을 큰 폭으로 줄이고 새 강점인 논타겟팅 액션 시스템을 도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엘리온 전투 시스템 소개 영상 / 카카오게임즈
비록 공중전은 핵심 콘텐츠 목록에서는 빠졌으나, 개발팀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술을 게임에 최대한 녹여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려 했다.

대표적인 것이 슈팅게임에서나 주로 사용하는 발사체 궤적 시뮬레이션이다. 게임 내 다양한 발사체는 탄도 발사 각도에 따라 궤적이 달라진다. 이 발사체를 피하면 피해를 전혀 입지 않을 수도 있다.원래 이 기술은 에어 시절 공중전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엘리온에서는 전투에서 컨트롤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비행선을 만들기 위해 제작했던 함포, 기관총 등 화기 다수를 엘리온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김형준 PD는 "게임 이름이 에어이던 2019년 테스트 당시 ‘차별화’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용자로부터 혹평을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차별화는 그저 다른 것일 뿐 더 나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성장과 비행선 운용의 괴리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전투 양상을 다양하게 만드는 장치도 선보인다. 이용자는 룬 특성, 스킬 특성, 마나 각성 등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다양한 방향성을 직접 선택해 전투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조합 수가 수천 가지에 이르는 덕에 특정 스킬 패턴만 사용하거나 한 직업이 무조건 다른 직업에게 유리한 고착화 현상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김형준 PD가 차원 포탈 콘텐츠를 설명하는 장면 / 오시영 기자
핵심 콘텐츠인 ‘차원 포탈’은 다양한 규칙을 보유한 던전 형태의 대규모 전장이다. 진영 간 RVR, PVP, 보스 사냥 등 규칙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이용자는 출시일 기준으로 차원 포탈 3종을 만나볼 수 있다. 개발팀은 첫 업데이트에서 2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MMORPG의 핵심 재미요소인 커뮤니티나 진영 간 대전(RVR) 콘텐츠도 마련했다. 기본적으로 이용자는 클랜에 가입하고, 클랜원과 소통하며 전략을 짜거나, 클랜 임무를 수행해 재화를 모으는 등 활동을 수행한다. 클랜끼리 겨루는 클랜전, 진영끼리 겨루는 진영전 등을 진행해 승리하면 ‘요새 운영권’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새를 차지한 클랜은 차원 포탈을 운영하면서 클랜 자금을 모을 수 있고, 이는 진영전에서 강한 무기를 활용할 때 사용한다.

개발팀은 이외에도 출시 시점에 인스턴스 던전 7종, PVP 명예의 전당, 월드 퀘스트, 채집과 무역, 제작, 주택 등 콘텐츠를 준비했다.

기본 뼈대는 ‘부분 유료화’이나 게임 진입하려면 ‘게임 이용권’ 구입해야

엘리온은 과금 모델 면에서 과감하게 새 시도를 한다. 최근 한국 게임이 대부분 게임에 접근하는 비용 자체를 무료로 설정하는 것과 다르다. 엘리온을 즐기기 위해서는 별도의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한 번 이용권(베이직 패키지 9900원)을 구매하면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다. 이용권 가격에 따라 라이언, 어피치 소환수 등 다양한 재화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다만 게임의 전반적 과금 모델은 부분유료화다. 이용권을 구입하면, 해당 금액에 해당하는 유료 재화 '루비'를 받을 수 있다. 루비는 주로 꾸미기 아이템을 획득할 때 사용한다. 강화재료 등 핵심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때는 재화 '기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루비, 골드(게임 내 재화)와 교환할 수 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PC사업 본부장은 "무료로 게임을 발매하는 것은 단기 매출이나 트래픽 확보에서 도움이 되지만, 작업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개인 거래의 자유도를 훼손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며 "카카오게임즈는 북미·유럽에서 검은사막을 서비스했던 것처럼 이용권 모델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매크로나 어뷰징 등 게임 내 경제에 악영향을 주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부정행위를 잡기 위해 규칙 기반 알고리즘,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술을 마련해 계정·IP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라며 "내부에서는 엘리온을 깊이 있고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하는 김상구 본부장, 김형준 PD, 채종득 엘리온 개발실장, 김선욱 CD(Creative Director)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질의 응답에 참여한 김상구 본부장, 김형준 PD, 채종득 엘리온 개발실장, 김선욱 CD의 모습 / 오시영 기자
― 7월 진행한 2차 사전체험 피드백은 어땠나, 게임 상에는 어떻게 반영했나.

김형준 PD 엔드 콘텐츠 관련 피드백이 특히 많았다. 결국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게임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엘리온은 콘텐츠에 연관성을 두고 ‘차원 포탈’을 꾸준히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게임이다. 이용자는 클랜전 등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간 전투를 벌이고, 다른 포탈로 더 먼 곳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다.

― 전투 중 적 진영을 만나도 식별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완했나.

김형준 PD 나도 게임을 즐기면서 이 부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름으로 알아볼 수 있게 하거나, 진영 별 스킬 효과가 다르게 설계했고, 아군 스킬 효과는 끄는 기능도 마련했다. 이에 더해 적군을 외곽선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진영 구별이 훨신 쉬워졌다고 본다.

― RVR 콘텐츠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 RVR을 꺼려하는 이용자를 위해 마련한 콘텐츠는 무엇인가.

김선욱 CD 강한 사람, PVP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클랜에서 협력해 이익을 도모하는 선순환구조를 생각한다. 이용자는 그냥 무턱대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움직이게 된다.

PVP를 싫어하는, 이른바 ‘초식 게이머’를 위한 생활 콘텐츠도 다수 마련했다. 개인 공간인 주택을 가꾸거나 재료를 채집하고 제작해서 무역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생활 콘텐츠 만으로도 핵심 플레이를 즐기는 이용자를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택 콘텐츠 소개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 PVP 매칭 시스템이나 RVR 밸런스 유지 계획이 궁금하다.

김선욱 CD 장비 차이를 보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매칭으로 적절한 상대를 찾도록 한다. RVR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진영에 경비병이 가세해 밸런스를 맞추도록 했다.

만약 이용자가 캐릭터를 생성할 때, 한쪽 진영에 몰려서 인구수가 너무 많아지면 해당 진영 선택을 막아 자연스럽게 열세 진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 게임 최적화는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하나.

채종득 개발실장 서버 최적화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 이미 테스트를 많이 진행했고, 특히 대규모 테스트도 하면서 실제로 게임이 잘 진행되는지 확인했다. 대규모 전투에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

게임을 ‘언리얼 엔진3’로 개발하는 탓에 클라이언트를 최적화할 때 최신 렌더링 기술을 적용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성능과 퀄리티의 타협점을 찾아 게임을 많이 튜닝한 상태다.

― 모바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크로스플랫폼 계획, 콘솔 버전 출시 있나

김형준 PD 크래프톤은 테라를 모바일,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해본 경험이 있다. 엘리온의 경우 우선 PC 플랫폼에 집중한다. 만약 많은 사랑을 받으면 콘솔 플랫폼 발매를 꼭 추진해보고 싶다.

― 유료 게임으로 발매하는데, 이것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을 것 같다.

김상구 본부장 유료게임 모델은 MMORPG를 정말 좋아하는 이용자 취향에 맞을 것으로 본다. 이용권 가격을 비싸지 않게 책정한데다가, 이용권으로 지불한 금액을 상당 부분 유료 재화로 페이백해준다. 실제 게임은 부분유료화로서의 비중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 출시 이후 업데이트 몇 번 분량을 준비해뒀나.

김선욱 CD 출시 이후 빠른 시기에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게임사가 업데이트 분량이나 시기를 대략 정해도 이용자가 훨신 빨리 소모하는 경향이 있다. 이 탓에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이용자 경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굉장히 빠르게 쌓아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키워드